수젠텍은 전자동 알레르기 검사장비인 ‘S-Blot 3’가 유럽연합(CE) 체외진단의료기기규정(IVDR) 인증을 획득했다고 27일 밝혔다.유럽연합(EU) 국가에서 체외진단의료기기(IVD)를 판매하기 위해선 CE 인증이 필요하다. EU는 2022년 5월부터 체외진단의료기기 규정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권고 수준의 지침(Directive)인 CE-IVDD(In Vitro Diagnostic Directive)를 적용했다. CE-IVDR은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규정(Regulation)으로 규제 요건이 강화됐다.이번에 인증을 획득한 S-Blot 3는 검체 분주부터 시약 전처리 및 분석까지 모든 과정이 통합된 전자동 알레르기 검사장비다. 소량의 혈액으로 음식, 꽃가루, 아토피 등 100가지 이상의 알레르기 유발물질 반응 여부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다. 한 번에 최대 48개의 샘플까지 검사한다. 자체 분석 알고리즘을 적용해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고 했다.수젠텍 관계자는 “지난 3월 ‘S-Blot 2’에 이어 S-Blot 3까지 CE-IVDR 인증을 획득해,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인정받았다”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알레르기를 암, 에이즈, 심혈관 질환에 이어 네 번째로 흔한 만성 질환으로 보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을 선점하며 유럽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수젠텍은 2023 미국 임상화학회에(AACC)에 참가해 S-Blot 3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전시 및 소개하고 북미와 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 기회를 제안할 예정이다. 2023 AACC는 내달 23일부터 27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개최된다.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정부 산하기관이 스타트업 사업 아이템을 베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달 초 중소벤처기업부가 스타트업 기술 탈취 피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대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대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산하기관까지 관련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2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헬스케어 스타트업 모드니케어는 국가보훈부 산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자사 사업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의뢰했다. 모드니케어는 요양병원의 어르신과 가족을 잇는 비대면 면회 플랫폼 ‘안부’를 운영하는 곳이다. 보훈공단은 국내 보훈병원·요양원의 운영을 총괄하는 기관이다.모드니케어는 지난해 10월 공단 산하 김해보훈요양원과 실증 사업을 시작하며 보훈공단 측과 연을 맺었다. 이어 11월엔 보훈공단이 주최한 ‘혁신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서비스 이용자가 늘며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현장 방문까지 했다. 당시 박 장관은 “앱으로 보호자들이 심적 안정을 찾을 수 있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보훈공단이 전국 보훈요양원에 모드니케어 앱과 비슷한 ‘자체 개발 앱’을 쓰라는 공문을 보내면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박민찬 모드니케어 대표는 “공문을 받고서야 보훈공단 측이 경진대회 이후 외주업체에 동일 기능의 앱 제작을 발주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면회 예약 시스템, 비대면 화상 면회 등 대회 당시 발표했던 내용 대부분이 보훈공단 앱의 주요 기능 또는 향후 개발 계획에 포함된 상태였다”고 말했다.보훈공단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보훈공단 관계자는 “2021년부터 공단엔 소통 관리 앱이 있었고, 기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개발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모드니케어가 제시한 아이디어는 통상적 수준으로, 그들만의 독창적인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보훈공단은 올해 1월 시스템 개발 용역 제안요청서의 ‘주요 기능과 유사한 서비스를 민간에서 제공하는가’란 항목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표기하기도 했다. 보훈공단의 플랫폼은 PC와 모바일(앱) 양쪽에서 모두 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모드니케어는 2020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박 대표는 “2년간 36만㎞를 운전하며 전국 요양병원을 돌아 간신히 얻어냈던 아이디어와 실증 기회”라며 “경진대회 당시 시장에 없는 혁신적 아이디어라고 인정해 놓고, 갑자기 태도를 바꾸니 억울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정부, 공공기관의 스타트업 아이디어 탈취 논란은 꾸준히 반복돼왔다. 2017년 한국관광공사는 외국인 여행객 대상 포털 사이트를 개발하며 여행 스타트업들과 분쟁을 일으켰고, 경찰청·한국문화정보원 등도 유사한 분쟁을 일으킨 바 있다.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공모전에서 수상할 경우 영업 비밀이 아니게 돼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나 공공기관이 용역 발주 과정에서 아이디어 탈취를 막을 수 있는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큐렉소는 척추수술로봇 ‘큐비스스파인2.0’(모델명 CS200, 사진)이 미국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큐렉소 주가는 오후 2시 48분 현재 1만5830원으로 전 영업일 종가 대비 12.99% 높은 가격에 거래 중이다.큐비스스파인은 척추경 나사못을 정확한 위치로 안내하고 고정하는 척추수술 로봇이다. 위치추적센서를 기반으로 수술계획을 실시간으로 보정할 수 있다. 3차원(3D) 영상기기(O-arm) 및 2차원 영상기기(C-arm) 영상을 이용해 수술 도구를 목표 위치로 안내한다.CS200는 기존 큐비스스파인을 개선(리뉴얼)한 차세대 제품이다. 3가지 새로운 기능이 추가됐다. 수술 전에 촬영한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를 수술 중 촬영되는 3D 영상과 정합(두 개 이상의 다른 이미지를 겹쳐서 비교하는 것)해 활용하는 기능이 추가됐다.네비게이션 기능을 갖춘 수술 도구의 종류도 늘어났다. 구멍을 뚫는 수술 도구(Bur, Awl) 등에 네비게이션 기능을 새롭게 탑재했다. 수술이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 각 도구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환자가 다양한 자세에서 수술받을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 기능도 추가됐다. 엎드린 상태뿐 아니라 측면으로 누운 상태에서도 수술 도구를 가이드할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해 환자의 자세 변경 없이 수술을 지속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수술 시간이 단축될 수 있다고 큐렉소 측은 강조했다. 큐렉소 관계자는 “CS200은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를 획득하고 지난 4월 국내 병원 계약을 완료했다”며 “앞으로 미국에서 학회에 참여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