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글서 활약한 '영웅견' 실종…군 "끝까지 찾을 것"
군이 올린 게시물 몇시간만에 조회수 580만뷰…전세계인 관심
"윌슨이 우리 지켜줬는데"…정글 4남매 '길잃은 군견'에 손편지
콜롬비아 정글에서 40일 만에 구조된 4남매가 병원 침상에서 회복하는 와중에 생사의 기로에서 자신들의 곁을 지켜줬던 수색견 '윌슨'이 실종됐다는 소식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콜롬비아 군은 12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에 4남매가 병원에서 그렸다는 그림을 게시하고 이같이 밝혔다.

흰색 종이에 색연필로 그린 것으로 보이는 그림에는 구름 아래 나무와 풀, 꽃, 나비 등을 그려 넣어 숲을 표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잔디 위에는 갈색 강아지 한 마리를 그려 넣었는데, 아래에 'Wilson'(윌슨)이라고 손 글씨로 적어놓은 것으로 볼 때 아이들이 정글 속에서 공포와 추위, 배고픔에 시달리던 때 구조대보다 앞서 아이들을 찾아온 윌슨과 잠시나마 함께 머물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윌슨은 콜롬비아 군 수색견으로, 이번 구조 작전에서 아이들의 행방을 찾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 '영웅견'으로 불린다.

그런데 정작 아이들이 구조대와 만났을 때는 윌슨은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군 당국이 수색에 총력을 쏟고 있다.

콜롬비아 군은 앞서 12일 트위터에 윌슨의 평소 훈련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리고 "우리 군견인 '특공대원 윌슨'을 찾기 위한 작전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윌슨은 정글에서 실종된 4남매를 찾는 작전에 투입됐다가 어느 시점에 대열에서 멀어져 길을 잃었다.

이 공지는 몇시간 만에 580만뷰를 기록하며 세계인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트위터에서는 윌슨의 활약상을 담은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속출하며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다.

이 같은 공지는 콜롬비아 군 구조대가 4남매를 찾은 이후에도 여전히 열대우림 속에 남은 채 '에스페란사'(스페인어로 희망이라는 뜻) 구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다.

콜롬비아 국방부는 '윌슨 구하기' 작전에 따라 "아무도 뒤에 남기지 않는다는 지상명령을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6살인 윌슨은 벨지앙 말리누아(Belgian Malinois) 종의 수색견으로, 지능과 활동량, 충성심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윌슨은 에스페란사 작전으로 이름 붙은 원주민 4남매 구조에 큰 공을 세웠다고 콜롬비아 군은 강조했다.

현지 매체는 윌슨이 아이들을 가장 먼저 찾아내 한동안 시간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윌슨은 정작 구조대가 아이들과 만났을 때 현장엔 없었다고 한다.

수색 초반 아이들의 발자국을 발견해 구조대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한 것도, 추락한 비행기의 잔해를 찾는 데 도움을 준 것도 윌슨이었다고 현지 매체는 덧붙였다.

"윌슨이 우리 지켜줬는데"…정글 4남매 '길잃은 군견'에 손편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