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구의 해피eye] 나이 관련 황반변성
황반변성은 나이가 들수록 급격히 발병률이 높아지는 병이다. 서양에서 발표된 한 연구에서 ‘나이 관련 황반변성’의 5년간 발병률은 65세에서 2.5%, 70세는 6.7%, 75세는 10.8%였다. 우리나라도 고령인구 증가로 황반변성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40세 이상 성인의 약 17%, 70세 이상은 약 35%에서 황반변성이 발견됐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의 가장 확실한 위험인자는 나이다. 흡연도 나이 관련 황반변성과 강력한 연관관계가 있음이 많은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다. 이외에 유전적인 요인, 염증 등도 나이 관련 황반변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외선 노출, 비만 등은 아직까지 논란이 진행 중인 위험 요인으로 좀 더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건성(왼쪽)과 습성(오른쪽) ‘나이 관련 황반변성’
건성(왼쪽)과 습성(오른쪽) ‘나이 관련 황반변성’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 황반변성과 습성 황반변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런 구분의 기준은 신생혈관의 유무다. 건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망막색소상피의 소실을 특징으로 하며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위축이 생기면서 이것들이 커지거나 융합하게 되고 이 부위의 시세포들이 소실돼 시기능을 잃게 된다. 습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망막 아래쪽에 신생혈관이 생겨 이로 인해 망막 아래 또는 망막 안쪽에 물이 고이고 망막 밑으로 출혈이 생기거나 섬유혈관 조직에 의한 시세포층과 망막색소상피의 파괴로 인해 시력이 손상되는 것을 말한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안구 내 항체주사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실명하는 것을 막기 어려운 질병이었다. 하지만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항체주사)가 개발된 이후에는 실명 위기에 놓인 환자들의 시력을 최소한 유지하거나 어느 정도 호전시킬 수 있게 됐다. 안구 내 주사를 맞는다고 황반변성이 완치되고 건강한 눈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병의 활동성을 지속적으로 억제해 시력 저하를 상당 부분 예방하거나 지연할 수 있다. 꾸준히 진료를 받으며 재발이나 악화가 의심될 때마다 안구 내 주사 치료를 받으면 상당 기간 시력을 유지하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이 생긴 환자의 대부분은 시력 감소, 변형시, 중심부위 암점 등을 호소하게 되는데 이를 자가 진단해볼 수 있는 ‘암슬러 격자검사’가 있다. 바둑판처럼 생긴 종이 한가운데에 점을 찍고 그 점을 바라볼 때 바둑판 무늬가 휘어져 보이거나 찌그러져 보이면 우리 눈의 중심인 황반의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있을 때는 반드시 안과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망막검사를 통해서 황반변성의 전구병변인 드루젠 등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변화를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철구 김안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