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냐, 중국이냐…"스타트업 글로벌 전략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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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글로벌 전략도 과거와는 다릅니다.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하면서 미국이냐, 중국이냐 어디를 겨냥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쪽을 선택하지 않으면 다른 쪽을 선택할 거라고 가정하니까요." (김용현 인비저닝파트너스 대표)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한국 스타트업 대표들은 보통 한국형 서비스를 만든 다음에 해외 진출한다고 한 명을 (해외에) 보내죠. 하지만 한 명이 가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럴 게 아니라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고려해 전략을 짜야 합니다." (김창원 전 타파스미디어 대표)
김 대표는 "많은 회사들이 지금은 미국, 유럽인지 중국, 러시아인지 결정할 수 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력업체, 고객뿐만 아니라 투자자, 대출기관이 어디냐에 따라 회사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고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글로벌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은 한국에서 출장을 왔다갔다 하는 것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 미국 등 정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본사부터 현지화에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본사의 조직과 인력을 어떻게 갖추면 좋을지 생각해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미디어를 창업한 김창원 전 대표는 "한국 회사들이 한국 시장을 타깃으로 삼아서 한국형 서비스를 만들고 그 이후에 해외에 나간다고 하는데 처음부터 글로벌을 준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2012년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타파스는 2021년 카카오엔터에 매각됐다. 그는 "보통 해외에 나간다하면 한명 보내서 '거기 태핑 좀 하고 있어봐' 한다. 그 한 명이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1년 정도 지나서 본사에서 '비용도 많이 쓴거 같은데 1년간 뭐했냐'고 하는 실패 사례들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미국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현지 한인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 창업자 모임이 미국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처럼 미국 내에 잘 구축된 한인 네트워크를 이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인 조상래 플래텀 대표는 "중국에 들어온 글로벌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중국 시장을 별도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탈동조화가 일어나면서 중국 스타트업들도 나스닥이 아닌 중국이나 홍콩 증시에 상장하고 있다"며 "스타트업들도 무조건 중국이라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하기보단 장기적인 관점으로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다양성을 위해 한국에서도 다양한 국적의 창업자가 나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작된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는 9일까지 이어진다.
전주=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한국 스타트업 대표들은 보통 한국형 서비스를 만든 다음에 해외 진출한다고 한 명을 (해외에) 보내죠. 하지만 한 명이 가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럴 게 아니라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고려해 전략을 짜야 합니다." (김창원 전 타파스미디어 대표)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 '혁신의 전제'
8일 전북 전주시 라한호텔에서 열린 제8회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에서는 달라지고 있는 스타트업 환경에서 새로운 글로벌 전략과 방향성에 대한 의견이 쏟아졌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로 2015년부터 매년 열리는 이 컨퍼런스는 업계 주요 인사들이 스타트업 생태계를 두고 대화하고 토론하는 자리다. 투자자와 창업자를 비롯해 정부와 대기업, 학교 등 스타트업 업계 종사자 250여 명이 참여했다. 임팩트 투자사 인비저닝파트너스를 이끄는 김용현 대표는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회사들의 글로벌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VC)인 세쿼이아캐피털이 최근 중국 사업을 분리해 독립된 회사로 운영하기로 결정한 것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세쿼이아의 결정은 첨단기술을 중심으로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회사 전반의 투자가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김 대표는 "많은 회사들이 지금은 미국, 유럽인지 중국, 러시아인지 결정할 수 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력업체, 고객뿐만 아니라 투자자, 대출기관이 어디냐에 따라 회사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고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글로벌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은 한국에서 출장을 왔다갔다 하는 것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 미국 등 정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본사부터 현지화에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본사의 조직과 인력을 어떻게 갖추면 좋을지 생각해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미디어를 창업한 김창원 전 대표는 "한국 회사들이 한국 시장을 타깃으로 삼아서 한국형 서비스를 만들고 그 이후에 해외에 나간다고 하는데 처음부터 글로벌을 준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2012년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타파스는 2021년 카카오엔터에 매각됐다. 그는 "보통 해외에 나간다하면 한명 보내서 '거기 태핑 좀 하고 있어봐' 한다. 그 한 명이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1년 정도 지나서 본사에서 '비용도 많이 쓴거 같은데 1년간 뭐했냐'고 하는 실패 사례들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미국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현지 한인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 창업자 모임이 미국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처럼 미국 내에 잘 구축된 한인 네트워크를 이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인 조상래 플래텀 대표는 "중국에 들어온 글로벌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중국 시장을 별도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탈동조화가 일어나면서 중국 스타트업들도 나스닥이 아닌 중국이나 홍콩 증시에 상장하고 있다"며 "스타트업들도 무조건 중국이라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하기보단 장기적인 관점으로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서도 다양한 국적 창업자 나와야"
프랑스에 본사를 둔 VC인 코렐리아캐피털의 한국 대표인 피에르주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상대적으로 유럽 진출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유럽 시장이 크긴 하지만 여러 언어와 각 국가별 규제 등이 복잡해 한국 스타트업 입장에선 어려운 숙제로 느낄 수 있다"고 했다. 피에르주 대표는 "임팩트 투자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고,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비율도 높다"며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다양성을 위해 한국에서도 다양한 국적의 창업자가 나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작된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는 9일까지 이어진다.
전주=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