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오지로 꼽히는 봉화(B) 영양(Y) 청송(C)을 이 지역 사람들은 ‘BYC’라고 부른다. 각 지역의 영문명 첫 글자를 딴 별칭이다. 청정 지역이지만 도로 철도 등 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기업과 공장, 대학이 없어 청년들의 유입이 없는 지역소멸 위기 1번지로도 꼽힌다.이런 경북의 오지에 대구가톨릭대와 안동대 등이 대학 캠퍼스를 짓는다. 기업연구소와 함께 청정한 환경과 임산물을 이용해 미래지향적인 바이오 항노화산업, 화장품·식품가공산업과 치유농업 등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경북대는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 바이오기술(BT)과 정보기술(IT)에 특화한 BIT 융합캠퍼스를 조성하기로 했다.기존 학교 울타리를 좀처럼 벗어나지 않던 대학의 이런 변화는 고등교육 재정과 권한의 중심이 지방자치단체로 옮겨가면서 본격화하고 있다. 교육부가 주도하는 지역혁신 중심대학 지원체계(RISE)와 글로컬 대학 등의 고등교육 정책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지역 산업과 지역 사회의 수요를 고려한 대학 혁신으로 방향을 설정한 것이 배경이다.경상북도와 봉화군, 대구가톨릭대, 태산 등 5개 기업은 7일 봉화군에서 바이오메디 봉화캠퍼스 U시티 협약을 맺는다. 대구가톨릭대는 봉화캠퍼스를 산림특화대학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봉화지역 고교 졸업생 등 40명을 뽑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연구원 10여 명과 협력해 학위과정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산림자원에 기반한 메디푸드 스타트업과 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다문화가정 출신 자녀들과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해외 석·박사급 인재가 유입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청송군에는 대구가톨릭대의 뉴바이오학과 및 역노화연구소가 설치된다. 항노화 관련 기업 연구소와 함께 산림작물을 활용한 식품 및 화장품, 의약품을 개발하고 인재를 양성한다. 의대가 있는 대구가톨릭대는 바이오 관련 캠퍼스 운영 외에 30~40명의 관광, 의료, 복지, IT 분야 교수가 참여해 순회진료, 어린이집, 농촌관광대학, 치유농업, 청송사과 메뉴 개발 등도 도울 예정이다. 경상북도는 영양에선 안동대와 손잡고 식품 가공 분야 계약학과 및 캠퍼스를 운영할 계획이다.대구에 있는 경북대(총장 홍원화)도 정부의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 육성 계획과 관련해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 BIT 융합캠퍼스를 조성한다고 6일 발표했다.BIT 융합캠퍼스에선 의사과학자(MD-PhD) 육성을 위해 의료와 과학, 공학 등을 기반으로 하는 ‘다학제 교육과정 트랙 학-석-박사과정(MDS과정)’을 운영한다. 대구시는 경북대와 BIT 융합캠퍼스 조성을 통해 의공학·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전문 교육과정 운영 및 창업·기술이전 지원, 산·학·연 공동연구를 활성화할 계획이다.경북대 첨단기술원은 대구테크노폴리스 내 경북대 캠퍼스에 모빌리티 혁신센터를 설립한다. 또 대구 달성군에 있는 DGIST는 지난달 25일 대구시가 ABB(AI·빅데이터·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수성구 알파시티에 DGIST AI·SW 교육연구센터를 열고 인공지능 특화교육과 반도체 교육, 기업과의 연구개발 협업을 시작했다.봉화·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울산시는 35년 만에 다시 연 울산공업축제를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과 외국인, 노동단체까지 참여하는 범시민 산업·문화 축제로 키우기로 했다.김두겸 울산시장은 6일 “‘산업도시 울산’의 정체성을 담은 울산공업축제를 지속적으로 열어 경제를 부흥시키고 ‘꿀잼, 문화도시 울산’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울산시는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나흘 동안 태화강국가정원과 태화강 둔치에서 울산공업축제를 개최했다. 이 축제가 열린 것은 1988년 후 35년 만이다. 시민, 해외 자매도시, 국내 관광객 등 약 30만 명이 개막 퍼레이드와 개막식, 폐막식 등에 참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김 시장은 울산공업축제를 다시 열기로 한 배경에 대해 “지난 60년간 울산시민과 노동자, 기업의 헌신 덕분에 대한민국 경제가 부흥한 것을 기념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1일 개막식의 백미로 꼽힌 퍼레이드는 공업탑~달동사거리~시청~태화강국가정원 남구 둔치로 이어지는 3㎞ 구간에서 시민 1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약 2시간10분 동안 진행됐다. 군악대, 소달구지, 현대자동차 ‘포니’, 전기·수소차, 최첨단 선박 모형 등이 퍼레이드에 등장했다.김 시장은 개막식에서 “울산을 울산답게 만들기 위해 새로운 공업 역사 60년의 위대한 첫걸음을 내딛고자 한다”는 내용을 담은 ‘굴뚝 선언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개막식에 김충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울산본부 의장과 박준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울산본부장,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사 대표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김 시장은 최근 논란을 빚은 기업인 흉상 설치사업을 두고는 “울산이 기업인을 예우하고 자랑스러워한다는 점을 보여주면 기업의 재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투자한 예산의 몇 배를 돌려받게 될 것”이라며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