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별 수놓듯 매일 그렸다…전쟁도 병마도 아랑곳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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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미리 보는 김환기의 작품세계
미리 보는 김환기의 작품세계


“고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면서도 김환기는 손에서 붓을 결코 놓지 않았다. ‘한 점 하늘’ 전시에 나온 김환기 작품 세계의 변천사는 이처럼 그가 하루하루 쌓은 노력이 그린 궤적이다. 117점의 시기별 주요작과 김환기가 소장했던 달항아리, 100점가량의 방대한 아카이브 중 가려 뽑은 작품들로 김환기의 삶과 작품 세계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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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세 '달빛교향곡'…전통美 꽃피워



61세 '검은 점화',…죽는 날까지 찍은 점

캔버스를 두꺼운 면인 ‘코튼 덕’으로 바꾸고, 유화 물감을 희석하고, 점들을 유려한 곡선에 따라 펼치고…. 기법과 구성은 나날이 발전해 마침내 ‘하늘과 땅 24-IX-73 #320’(1973)에서 절정을 이룬다. 점·선·면이 완벽하게 조화돼 김환기의 ‘푸른 점화’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다. 하지만 평생에 걸친 처절한 노력은 그의 몸을 좀먹었다. 건강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악화돼 있었다. 작품을 완성한 날 그는 일기에 썼다. “죽을힘을 다해서 완성.”

‘17-VI-74 #337’(1974)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으로, 김환기는 이 작품을 그린 뒤 다음달인 7월 25일에 세상을 떠났다.
“꿈은 무한하고 세월은 모자라고”(<김환기 뉴욕일기>). 죽는 날까지도 그가 괴로워하던 건 ‘더 그릴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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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성수영 기자
이미지=환기재단·환기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