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미술관 제공
호암미술관 제공
용인 호암미술관은 삼성그룹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이 30년에 걸쳐 수집한 고미술품을 바탕으로 1982년 문을 열었다.

수준 높은 컬렉션과 40여 년에 달하는 역사를 갖고 있지만 2004년 리움미술관 개관 이후 미술계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이 작아졌다. 주요 전시 대부분이 호암미술관 대신 리움미술관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괜찮았다. 찾아오는 관람객 대부분은 전시보다 아름다운 정원을 더 관람하고 싶어 했다.

그랬던 호암미술관이 확 달라졌다. 먼저 건축. 외부는 한국의 전통미를 살린다는 호암의 유지를 잇기 위해 전과 똑같이 했지만, 내부는 1년 반의 공사를 통해 전시실 층고를 평균 50㎝가량 높이는 등 미술품 전시에 최적화된 공간을 만들어냈다.

1층에는 나무 소재를 써 아트숍 겸 안내데스크를 설치했다. 2층 창문턱을 과감히 철거하고 통창으로 교체해 정원과 자연 풍광을 볼 수 있게 한 것도 인상적인 변화다. ‘리모델링 명가’로 꼽히는 이건축연구소의 이성란 건축가가 리노베이션을 맡았다.

전시 방향은 더 큰 변화를 겪었다. 앞으로 호암미술관에서는 고미술뿐만 아니라 수준 높은 현대미술 전시도 열 계획이다.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은 “이제부터는 리움미술관이 한남동과 용인, 두 곳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리움미술관급’ 현대미술 거장전을 용인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김환기 회고전은 그 시작을 알리는 전시다. 관람료는 1만4000원. 현장 티켓 구입도 가능하지만 예매해야 안전하다. 전시는 오는 9월 10일까지 열린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