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야구 양상문 감독 "선수·코치 충원해 8월 세계 무대 도전"
2023 아시아야구연맹(BFA) 여자야구 아시안컵에서 한국에 이 대회 두 번째 동메달을 안긴 양상문 감독은 1일 "이달 말 또는 7월 초에 대표팀을 다시 소집해 8월에 열리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여자야구월드컵 그룹 예선을 잘 준비하겠다"고 계획을 전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홍콩 사이초완 야구장에서 열린 아시안컵 동메달 결정전에서 홍콩을 14-4, 5회 콜드게임으로 따돌리고 2017년 초대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4강 진출로 세계선수권대회 격인 여자야구월드컵 그룹 예선 티켓을 따낸 한국은 아시안컵 순위에서 밀려 홍콩과 함께 8월 캐나다로 넘어가 캐나다, 미국, 호주, 멕시코와 A그룹 예선을 치러 내년 결선 라운드 진출에 도전한다.

아시안컵 결승에 오른 일본과 대만은 9월 일본에서 벌어지는 여자야구월드컵 B그룹 예선에서 또 대결한다.

프로야구 선수, 코치, 감독, 단장을 거친 양 감독은 처음으로 여자 선수들과 함께 야구 인생에서 색다른 경험을 했다.

실력은 동호인 수준이지만, 열정 하나만큼은 프로 선수보다 더 뜨거운 선수들 덕분에 울고 웃었으며 희망과 숙제를 동시에 발견했다.

여자야구 양상문 감독 "선수·코치 충원해 8월 세계 무대 도전"
양 감독은 "일본이나 대만처럼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접하고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선수들과는 실력 차가 상당했다"며 "전문 선수나 팀이 없는 우리나라 실정에서 대표 선수들은 취미 삼아 야구하던 이들이었고, 이번 대회를 앞두고 두 달간 고작 일주일에 두 번 모여 훈련해왔는데 어려운 과정에서도 메달을 따낸 것을 보면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운을 뗐다.

자랑스러우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던 양 감독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선수들의 실력을 향상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모색할 참"이라며 "훈련을 더 해서 우리 팀이 강해지면, 세계 1, 2위인 일본, 대만을 이기진 못하더라도 다른 나라 선수들과는 비등한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게 전망했다.

2일 귀국하는 양 감독은 팀 해산 후 곧바로 여자야구월드컵 구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양 감독은 "이달 말 또는 7월 초에 대표팀을 소집해 합숙 훈련으로 훈련량을 늘려갈 참"이라며 "지난 3월 트라이아웃(선수 선발)에 나오지 않은 선수들, 또는 나오지 못한 선수들, 따로 눈여겨본 선수들 등을 대상으로 정보를 수집해 대표 선수를 보강하고 수비 코치도 1명 더 확충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프로 선수 출신 이동현 투수 코치, 정근우 타격·수비 코치, 허일상 배터리 코치가 차 기름값만 받고 재능을 기부하며 양 감독을 보좌했다.

양 감독은 정 코치 혼자 타격과 수비를 병행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수비 코치 1명을 섭외할 생각이다.

조별리그에서 필리핀을 꺾고 여자야구월드컵 티켓을 확보했을 때 선수, 코치할 것 없이 모두 눈물을 흘렸을 정도로 여자야구대표팀은 똘똘 뭉쳤다.

이번 대회에서의 선전으로 여자 야구대표팀 지원에 관심을 표명하는 문의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한다.

한국 여자 야구는 세계와 싸우기 위해 국내 합숙 훈련, 대회 출전을 위한 캐나다 왕복 항공료와 체재비 등을 지원해 줄 원군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