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탄약을 비롯해 3억달러(약 4000억원) 상당의 군사지원을 추가로 제공한다고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21년 8월 이후 39번째 지원이다.

이번 지원안은 러시아가 주요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우크라이나의 민간 기간시설을 겨냥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집중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동시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대상으로 대반격을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온 시점이기도 하다.

미 국방부는 이날 자료를 통해 "이번 지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해 공습을 하는 가운데 민간인과 핵심 시설 등을 용감하게 방어하는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강화할 수 있는 전력을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지원되는 무기 목록에는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시스템 탄약, AIM-7 공대공미사일, 어벤저 미사일 체계(스팅어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방공무기), 스팅어 휴대용 지대공미사일 시스템 등이다. 하이마스(고속기동포병다연장로켓시스템) 탄약, 155mm 및 105mm 포탄, 105m 전차 포탄, AT-4 대전차 무기, 소화기 탄약 3000만발 등도 들어갔다.

미 국방부는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당장 전장에서 필요하거나 장기적으로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기 위해 동맹국과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4일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포탄 수십만 발을 미국으로 이송 중이라고 보도했다. 양국 비밀 합의에 따라 한국이 포탄을 미국으로 이전한 뒤 미국은 순차적으로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보낼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다만 WSJ은 한국산 포탄의 출처가 어디인지, 한국산 포탄이 우크라이나에 실제 가는 것인 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백악관과 한국 정부도 WSJ에 관련 언급을 거부했다. 미 국방부도 관련 언급을 자제했지만 한국 정부와 포탄 구매를 두고 협의해온 점은 인정했다.

전날 조태용 국가안보실장도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풍산그룹이 포탄 계약을 하는 것은 있지만 다른 부분에 대해선 한·미 간 협의 중"이라며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지원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폴란드를 통해 우회하는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더 잘 방어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국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에 376억 달러어치 이상의 군사·안보 지원을 제공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