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위축에 마진 뚝뚝…1∼4월 국내 나프타 소비량도 작년대비 4%↓
다시 약세로 돌아선 에틸렌 마진…길고 긴 석유화학 '불황 터널'
석유화학 업계의 대표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마진)가 다시 하락하며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원료 가격 상승으로 좀처럼 불황의 터널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또 수요 부진 여파로 올해 1∼4월 국내 나프타 소비량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4%가량 감소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의 마진은 지난 3월에 반짝 급등한 뒤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월평균 에틸렌 마진은 1월 192달러, 2월 194달러에서 3월 283달러로 급등하며 한때 바닥 탈출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4월 에틸렌 마진은 258달러로 하락한 데 이어 이달 들어 24일까지는 평균 228달러를 기록했다.

에틸렌 마진은 에틸렌에서 나프타를 뺀 가격으로 보통 300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현재와 같은 흐름에서는 공장을 돌려봐야 손해를 보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생산 시설 증설로 공급이 늘었고, 중국의 리오프닝(경재활동 제개)에 따른 수요 회복은 예상보다 미미한 상황"이라며 "원유 감산 소식에 나프타 가격은 덩달아 오르면서 원가 부담은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전방 수요가 위축되면서 나프타 소비량도 감소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 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나프타 소비량은 1조4천693만7천배럴로 작년 동기(1조5천332만7천배럴)보다 4.2% 줄었다.

나프타분해설비(NCC)에서 나프타를 고온 분해하면 플라스틱이나 합성고무를 만드는 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얻을 수 있는데, 전방 산업인 가공 산업의 제품 수요가 줄면서 나프타 수요도 함께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수요 위축과 재고 증가에 대응해 석유화학 기업들은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LG화학의 에틸렌·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사업 부문 1분기 평균 가동률은 77.4%로 작년 1분기(92.0%)보다 14.6%포인트 하락했다.

롯데케미칼의 NCC 가동률은 작년 1분기 95%에서 올해 1분기 85%로 10%포인트 하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