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보험사기는 전남·강원·충청권 요양병원에까지 퍼진 상황이다. 일부 병원은 브로커를 통해 환자를 모집한 후 보험금을 환자와 함께 나누는 식으로 사기 행각에 가담하고 있다.

26일 전남 화순군의 한 암요양병원. 간호사 A씨 소개로 왔다고 하자 상담실장 김모씨는 “병원에서 따로 돈을 주는 페이백은 불법이지만 최대한 맞춰줄 수 있다”고 먼저 보험사기를 권했다. 그러면서 “병원에서 제공하는 식사와 치료 등 편하게 지내다 돌아가면 된다”며 “병이 없어도 5년까지 입원하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그는 “불법이지만 병원에서 대응하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안심시켰다.

이 병원에서는 면역증강치료(350만원)와 고주파 치료(420만원), 먹는 면역증강제(150만원) 등 크게 세 가지 치료를 한다. 입원비와 식비 명목으로 병원이 위장 환자에게 매달 청구하는 비용은 약 1000만원. 실비보험으로 900만원을 받은 후 약 30%를 병원이 환자에게 돌려주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돈을 받고 입원하는 셈이다.

일부 병원은 간호사도 브로커로 활용했다. 직장인 박모씨는 지인인 B병원 간호사에게 보험사기를 종용당했다고 했다. 이 간호사는 “직장을 그만두고 한 달에 100만원 정도 병원에서 줄 테니 입원하면 어떻겠느냐”며 “병원 환자 대부분이 실제 환자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작년 11월 구속된 정형외과 의사 C씨도 마찬가지다. 그는 수년 전부터 강원 원주시와 충북 제천시, 서울 중랑구 등을 돌며 보험사기를 벌였다. 몇 년 동안 영업하면 폐업하고 다른 곳으로 넘어갔다. C씨는 하지정맥류 환자가 오면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보험사기를 적극 제안했다. 지인 D씨에게는 “환자를 유치해 오면 한 사람에 약 50만원의 알선료를 주겠다”며 영업을 권했다. 약 100명의 환자를 유치한 D씨는 대가로 5000만원가량을 챙겼다. C씨의 유혹에 넘어간 환자만 현재까지 890명, 이렇게 챙긴 부정 보험금은 49억6600만원에 달한다. 중랑경찰서는 C씨의 보험사기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화순=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