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그레이스 런던.
더그레이스 런던.
이랜드의 주얼리사업 계열사인 이월드가 다이아몬드 전문 브랜드 ‘더그레이스런던’을 선보인다. 더그레이스런던 1호점은 25일 롯데백화점 노원점에 문을 연다. 국내 백화점 가운데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정식 매장이 오픈하는 첫 번째 사례다.

○가성비 다이아몬드 선보여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 씨앗을 인공배양해 만든 다이아몬드다. 천연 다이아몬드는 지구 표면으로부터 150~200㎞ 아래 맨틀에서 높은 압력이 가해질 때 만들어진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이와 비슷한 6만 기압, 섭씨 2500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환경의 격실에서 배양한다.

이월드는 더그레이스런던을 프리미엄 예물에 맞는 파인주얼리 등급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면서도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활용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월드는 글로벌 파인주얼리 시장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 업체인 드비어스는 2018년에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브랜드 ‘라이트박스’를 선보였다.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 판도라는 판매하는 모든 다이아몬드 제품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로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인기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소비성향을 반영한다. 토양 오염, 탄소 배출을 일으키는 채굴과정이 없어 친환경 제품으로 꼽힌다.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윤리적인 노동 착취 문제로부터 벗어난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이 201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천연 다이아몬드는 채굴 과정에서 탄소와 온실가스를 배출해 대기질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1캐럿을 채굴하기 위해서는 물 500L를 소비하고 지면 6.5t을 깎아내야 한다.

이월드는 고품질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생산처를 찾기 위해 고위 임원들이 발로 뛰었다. 이수원 주얼리 사업부문 대표는 직접 해외 출장을 다니며 생산처를 찾아냈다. 이월드와 계약을 맺은 인도 현지업체는 33만㎡ 규모의 시설에서 월간 1만2000캐럿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생산할 수 있다.

○런던 상류사회서 영감

더그레이스런던은 영국 런던 상류사회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선보인다. 이월드는 더그레이스런던을 위해 디자인 디렉터와 수석 디자이너를 외부에서 영입했다.

대표 컬렉션 ‘다이아뎀’은 영국 왕실의 권위와 위엄을 상징하는 왕관 다이아뎀에서 영감을 받았다. 시대를 초월한 고귀함과 빛나는 영광을 나타낸다. ‘로열윈저’는 영국 왕실 컬리넌 다이아몬드의 독특한 커팅법을 그대로 반영한 컬렉션이다.

더그레이스런던 제품 가격은 화려한 디자인과 달리 합리적으로 책정됐다. 로열윈저 컬렉션 중 ‘1캐럿 팬시컷 솔리테어 반지’ 가격은 약 400만원이다. 이월드 관계자는 “동일한 다이아몬드등급의 티파니앤코 제품 가격은 2500만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더그레이스런던은 랩그로운다이아몬드 재매입 제도를 선보인다. 고객들이 보유가치 문제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구매를 꺼린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월드 더그레이스런던 관계자는 “브랜드 론칭 소식이 전해진 이후로 여러 백화점 바이어로부터 입점 문의가 들어왔다”며 “더그레이스런던은 국내 매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후 중국, 아시아, 유럽 등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