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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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이 실형을 면하게 됐다. 흉기에 찔리고도 처벌을 여자친구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남자친구의 탄원 덕분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1형사부(최석진 재판장)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28·여)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보호관찰과 폭력 치료 강의 수강 80시간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 1월5일 오후 10시께 세종시에 있는 연인 B씨(38) 집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다 B씨와 말다툼을 벌였다.

말다툼 도중 "강아지를 데리고 지금 당장 나가라"는 B씨의 말에 격분한 A씨는 곧바로 흉기를 꺼내와 B씨에게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흉기에 찔린 B씨는 "흉기를 놓으라"며 저항했고, 이 과정에서 흉기를 뺏긴 A씨의 범행은 미수에 그쳤지만, B씨는 자상과 골절 등 전치 8주의 상해를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B씨를 살해할 마음이 없었고 술에 취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B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A씨와 계속 만날 의사를 내비친 점 등을 고려해 형 집행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동거 중인 연인과 벌인 사소한 말다툼에 격분해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이러한 범죄를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로서 죄책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사실 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다"면서 "피해자 역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는 피고인과 연인 관계를 유지할 의사를 보일 뿐 아니라 알코올 치료를 직접 책임지겠다는 의지까지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