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경력 등 처신 부적절"…교장 "의도적으로 속인 적 없어"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주말 한글학교 교사들이 교장 퇴진을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선양 한글학교 교사들, 교장 퇴진요구 '시끌'
18일 선양 교민들에 따르면 이 학교 행정실장은 최근 선양 한국인상회의 웨이신(微信·위챗) 단체방 등에 글을 올려 "주말 한글학교 교사 11명 가운데 8명이 연명으로 교장 J씨의 해임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선양 총영사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장은 소명 기회와 시간을 주었지만, 해명 없이 교사들을 회유하고 협박하고 있다"며 "총영사관과 교민들이 학교 정상화를 위해 지혜를 모아달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탄원서에서 "J씨는 2021년 10월 교장이 될 때 자신을 선양 모 대학의 교수라고 소개했으나, 계속된 요구에도 증빙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해당 대학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공문을 발송하는데도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자기 자녀의 한글 학교 재학 기간과 학급 반장을 맡았던 기간을 부풀린 증명서를 발급해 국내 대학 특례입학 자료로 활용했다"고도 했다.

아울러 한글 학교에서 도서 대여 자원봉사와 몇 차례 특강을 한 부인이 이 학교에서 6년간 근무한 것으로 허위 경력 서류를 제출, 선양의 모 대학 강사로 채용되는 데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특강에 나선 외부 인사들에게 지급하겠다며 학교 측에서 두 차례 300위안(약 5만6천900원)씩 수령한 뒤 당사자들에게는 무보수라며 지급하지 않고 자신이 챙겼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행정실장은 "아이들을 올바르게 가르치고, 공정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J씨가 교장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J씨는 "11년 동안 해당 대학에 재직하다 2020년 6월 임용 보류 처분을 받았다"며 "교장직을 맡을 당시는 교수 신분이 아니었지만, 자원봉사직인 교장을 맡으면서 굳이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부인의 허위 경력 논란과 관련해서는 "교사들과 마찬가지로 자원봉사 활동을 꾸준히 한 것을 경력에 포함한 것"이라고 했고 "자녀의 재학 기간 등은 큰 틀에서 크게 잘못된 게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정상적인 학교 운영을 위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교민 자녀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 수업하는 이 학교는 재외동포 재단 지원금과 학생들의 수업료, 교민 기부금 등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교사들은 교통비를 지원받는 자원봉사자들이다.

학생 수는 한 때 200명에 육박했으나 선양의 교민이 감소해 현재는 유치원생부터 고교생까지 66명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