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미뤘더니 예식비 폭등…"식대가 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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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결혼 풍경
"축의금 5만원 내면 욕먹겠네"
갈비탕 7만원, 뷔페 8만~9만원
최소 보증인원도 150 → 300명
예식장 못구해 결혼 또 미뤄
주말 골든타임 1년치 예약 끝
잡혀도 대관·스드메 비용 '한숨'
'先 식장예약 後 상견례' 변화도
"축의금 5만원 내면 욕먹겠네"
갈비탕 7만원, 뷔페 8만~9만원
최소 보증인원도 150 → 300명
예식장 못구해 결혼 또 미뤄
주말 골든타임 1년치 예약 끝
잡혀도 대관·스드메 비용 '한숨'
'先 식장예약 後 상견례' 변화도

코로나19가 끝나고 결혼 수요가 급증하자 1년 전 예식장 예약은 기본이고 예식 비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예식장 1인당 식대가 코로나 전에 비해 50~60% 급등한 바람에 예비부부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웨딩홀들은 보통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사전에 예상 하객 수를 파악하고 계약 당시에 기본 보증 인원을 설정한다. 결혼 수요가 늘자 웨딩업체들은 코로나 전보다 기본 보증 인원을 크게 높였다. 예약이 다급한 예비부부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예를 들어 B식장의 최소 보증 인원은 코로나 전에는 150~200명 선이었으나 요즘엔 300명으로 늘었다. 강남 B예식장은 최소 보증 비용이 2018년 885만원에서 5년 만에 2670만원으로 세 배 이상으로 늘어나게 됐다.
식장과 함께 결혼 준비 과정에 꼭 필요한 스튜디오·웨딩드레스·메이크업 등 소위 ‘스드메’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웨딩플래너들은 “매달 ‘스드메’ 상품의 가격이 조금씩 인상되는 구조”라며 “1년 전에 예약해야 그나마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전통적인 결혼 문화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원하는 결혼식장을 구하기 어려워 예비부부들은 양가의 허락을 받기 전 식장부터 찾아다닌다. 경기 용인에 사는 배모씨(67)는 얼마전 30대 중반인 딸로부터 ‘결혼식 날을 잡았다’고 일방적으로 통보받아 당황했다. 배씨는 “딸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단 이야기를 얼마전에 들었는데, 며칠 뒤 갑자기 결혼식 날과 식장을 잡았다고 알려왔다”며 “보통 집안 어른 간 상견례를 한 뒤 결혼 날을 잡던 과거 문화가 이제는 180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웨딩전문업체 C사 측 관계자는 “결혼식장 잡기가 어려워지다 보니 4~6개월 정도였던 결혼 준비기간이 기본 1년으로 늘어났다”고 했다.
늦어진 결혼 연령도 결혼문화 변화를 거들고 있다. 2021년 30대 신부 수가 처음으로 20대 신부 수를 넘어섰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여성 초혼 건수는 약 15만7000건으로 30대 7만6900건(49.1%), 20대 7만1263건(45.5%), 40대 6564건(4.2%) 순으로 집계됐다. 1990년에는 20대 여성 초혼(약 33만3000건)이 30대(1만9000건)보다 약 18배 많았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대 흐름에 따라 가족의 역할도 변해가고 있다”며 “결혼을 장려하는 문화를 이어가려면 바뀌는 트렌드에 다 함께 맞추는 게 맞다”고 말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