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대선에서 야당 후보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후보를 앞섰지만, 과반 표는 얻지 못했다. 두 후보는 오는 28일 결선투표까지 다시 치열한 선거전을 이어가게 됐다.

15일 튀르키예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대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49.5%를 득표했다. 6개 야당 연합을 대표한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44.89%를 얻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2주일 뒤인 28일 결선투표에서 최종 승자를 가린다. 결선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승리하면 2033년까지 집권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종신집권할 수 있다. 이 경우 에르도안 대통령의 포퓰리즘 정책이 이어지면서 튀르키예 경제가 더 취약해지고, 외교적으로 러시아·중국 진영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클르츠다로울루 후보가 당선돼 20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루면 튀르키예의 통화 정책 등이 정상화하고 친(親)서방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개표 결과 에르도안이 1위를 차지하자 이날 튀르키예 리라화 가치는 한때 두 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개장 전 거래에서 증시가 급락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김인엽/이현일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