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코리아 참여한 한-스위스 수교 60주년 특별전 '차원 여행'
동대문에서 그네 타면 펼쳐지는 스위스 마터호른
고글을 쓰고 그네에 오르면 어느새 스위스 마터호른에 도착한다.

여행을 가도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광경이지만, 동대문 한가운데서도 호수에 티끌 하나 없이 투영된 마터호른과 만날 수 있다.

한국과 스위스의 수교 60주년 기념 혁신주간을 맞아 다음 달 11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갤러리문에서 열리는 특별전 '차원 여행'을 통해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한국을 상징하는 무궁화와 스위스를 상징하는 에델바이스를 형상화한 네온사인 캐릭터가 관람객을 반긴다.

다음은 취리히대에서 연구했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모습과 그의 개인 공간을 증강현실(AR)로 엿볼 수 있다.

메타가 자랑하는 VR(가상현실) 기기인 '퀘스트2'를 눈에 갖다 대면 거대한 아인슈타인의 조각상, 그리고 그의 사무실과 집안 등 일상 공간을 둘러볼 수 있다.

아인슈타인이 부지런히 연구하며 먹다 남긴 햄버거부터 각종 책더미까지 생생하게 구현돼 그의 지적 호기심을 실감할 수 있다.

특히 공간과 사물들은 천정에 거꾸로 붙어 있는 형상이라 고개를 들어 속속들이 들여다보기 좋다.

관람객들은 퀘스트2를 얼굴에 뗐다 붙였다 하면서 현실과 가상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다음은 취리히대 도서관과 학생의 숙소다.

마찬가지로 퀘스트2를 통해서다.

학술 서적이 빼곡한 도서관과, 학업에 전념하느라(?) 청소에는 전혀 신경 쓰지 못한 것 같은 학생의 방이 고스란히 눈앞에 펼쳐진다.

동대문에서 그네 타면 펼쳐지는 스위스 마터호른
백미는 역시 마터호른이다.

퀘스트2를 머리에 쓰고 1인용 그네에 앉으면 체어마트 마을 풍경이 눈앞에 3D로 펼쳐진다.

정면에는 마터호른과 호수에 비친 마터호른이 기다린다.

흔들리는 그네 덕분에 현지의 상쾌한 바람을 실제로 맞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근처의 오밀조밀한 상점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밖에도 모션 트리거가 있는 카메라 트랩을 사용해 야생 동물을 관찰한 비디오 설치전 '움직임으로 촉발되다'를 만나볼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한 위협에 직면한 동물들이 어떤 행동을 보이고 적응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호스슈 힐의 메추라기와 칠면조, 산호세 속 40여 종의 토착 텃새, 팔로 알토의 회색 도시 여우, 스위스 취리히 정원의 오소리 가족, 터키 알 가즈 산의 노루와 스라소니, 뉴질랜드 오아마루의 펭귄….
그리고 한국 서초구 한 근린공원의 물사슴과 족제비, 한탄강 두루미 전망대 속 야생동물들도 함께한다.

메타코리아 허욱 부사장은 13일 "이번 전시에는 메타가 그리는 메타버스의 비전이 그대로 구현됐다"며 "이번 전시가 혁신 기술을 몸소 경험하는 것은 물론, 메타버스로 변화할 우리 사회와 환경의 모습을 미리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그마 슈미트 타르탈리 주한 스위스 대사는 "이번 전시는 올해 한-스위스 혁신 주간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로, 올해 한-스위스 혁신 주간은 특히 한국과 스위스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며 '혁신이 꽃피는 곳'이라는 주제로 펼쳐진다"고 말했다.

이어 "전시 준비를 위해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와 취리히 대학교가 한국의 예술 및 과학 분야 전문가들과 협력해 디지털 사회에서의 도전과 시사점에 대해 함께 협력해 탐구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