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5월 초순까지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300억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 무역적자가 났던 작년(478억달러)의 61.5% 규모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131일간 무역적자 규모가 294억1200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무역적자(105억3800만달러)의 2.8배 수준이다.

무역수지는 작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적자를 썼다. 5월 초순(1~10일)에도 41억6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15개월 연속 적자 가능성이 커졌다. 15개월 적자 행진이 현실화하면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수출 감소세가 개선되지 못한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은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감소한 데 이어 5월 들어서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5월 1~10일 수출액은 144억85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0.1% 급감했다. 수출이 이달에도 감소하면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첫 8개월 연속 감소가 된다. 5월 초순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29.4%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 이후 줄곧 감소세다. 석유제품(-40.1%), 정밀기기(-10.1%), 철강 제품(-3.8%), 선박(-49.3%) 등의 수출도 줄었다. 승용차(125.8%), 자동차 부품(7.8%) 수출이 늘었지만 전체적인 감소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14.7% 줄었다. 대중 수출 감소세는 지난해 6월 이후 지속되고 있다. 대만(-56.6%) 베트남(-9.0%) 일본(-4.5%)으로의 수출도 줄었다. 반면 미국(8.9%), 유럽연합(EU·11.5%) 등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지난 1~10일 수입액은 5.7% 감소한 186억5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원유(-17.3%) 반도체(-6.1%) 석탄(-1.5%) 수입액이 줄고, 가스(23.5%) 기계류(35.1%)는 늘었다. EU(19.4%) 호주(8.3%) 말레이시아(56.9%)로부터의 수입은 늘고, 중국(-5.1%) 미국(-3.7%) 사우디아라비아(-44.
8%) 등은 감소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