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재산신고 때 가상자산도 포함 추진
여야가 공직자 재산 공개 대상에 암호화폐를 포함하는 내용의 법 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암호화폐 보유 논란에 따른 대응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11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해 암호화폐를 공직자 재산 등록·신고 대상과 이해충돌 내역에 포함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관련 법안이) 행정안전위원회에 제출돼 있으니 법안 심사에 속도를 내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사진)도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의원의 가상자산 거래와 보유 문제로 공직자 재산 등록과 이해충돌 방지 제도의 보완 필요성이 분명해졌다”며 “관련법을 최우선적으로 신속하게 개정해 제도 미비점과 허점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직자 윤리 기준은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기민하게 보완하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다”며 “변화 속도에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행안위는 오는 22일께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통상 법안소위는 한 달에 한 번 열리지만 법안 처리의 시급성을 고려해 지난 10일에 이어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암호화폐를 공직자 재산 신고 대상에 포함하자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은 20대 국회부터 꾸준히 발의됐다. 그러나 이들 법안은 상임위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21대 국회에도 민형배·이용우·김한규·신영대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이 계류돼 있지만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정무위는 김 의원 코인 논란으로 법안 처리에 탄력이 붙으면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을 전체회의에서 의결했다. 암호화폐 사업자의 고객 자산 보호 및 불공정 거래 규정, 처벌 내용 등을 담은 법안이다.

민주당은 김 의원 암호화폐 보유 논란 진상조사단 회의를 처음 열고 조사에 들어갔다. 진상조사단 팀장인 김병기 의원은 “(김 의원에게) 자료 제출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