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여권 받는데 2시간…약자 배려 전용 창구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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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기구 착용한 70대 지체장애인 불편…부천시 직원 재교육
인천에 사는 A(46·여)씨는 지난 1일 낮 12시께 어머니(72)를 모시고 경기도 부천시청 종합민원실을 찾았다.
최근 만료된 어머니 여권을 다시 발급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직장에 다니는 A씨는 마침 노동절 휴무로 출근하지 않아도 됐고, "잘 됐다" 싶어 따라나선 참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옆에서 부축하지 않으면 혼자서는 제대로 걷지 못하는 지체 장애인이었다.
종합민원실 내 여권 접수창구 앞에서 번호표를 뽑았더니 대기 순번이 100번을 넘었다.
최소 2시간은 기다려야 했다.
A씨는 불편한 오른쪽 다리에 보조기구를 찬 어머니가 걱정됐다.
그 순간 여권 접수창구 6곳 중 한 가운데에 있는 '사회적 약자 배려' 창구가 보였다.
장애인·노약자·임산부 전용 창구라는 별도의 푯말도 붙어 있었다.
A씨는 그 창구에 앉아 있는 직원에게 "엄마가 장애인인데 먼저 좀 여권을 신청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해당 직원은 머뭇머뭇하더니 옆자리에 앉은 다른 직원과 잠시 대화를 나눴고, 이후 "대기자가 10명 미만일 때만 약자 배려 창구를 운영한다"고 답했다.
A씨는 "전체 창구가 6곳인데 대기자가 10명 미만이면 얼마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오히려 민원인이 많을 때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전용 창구를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지만, 답변은 "그래도 안 된다" 였다.
그는 청원경찰에게도 같은 하소연을 하고 부천시청 콜센터에도 민원을 냈지만 결국 그날 약자 배려창구를 이용하지 못했다.
그 사이 A씨 어머니는 불편한 다리를 손으로 주물러가며 등받이도 없는 대기석에 앉아 계속 기다렸고, 2시간 만에 재발급 여권을 손에 쥐었다.
A씨는 11일 "엄마는 누구나 한눈에 봐도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라며 "그날 많이 힘들어하셨다"고 토로했다.
부천시 민원과는 약자 배려 창구를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대기자가 많은 날에 제대로 운영하지 않았다.
확인 결과 실제로 부천시는 그동안 대기자가 10명 미만일 때만 약자 전용 창구를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천시는 최근 A씨 민원을 접수하고 여권팀 직원들을 상대로 약자 배려 창구 운영과 관련한 교육을 다시 했다.
부천시 종합민원실 관계자는 "보통 평일 점심 시간대에는 여권 창구 앞에서 20∼30명이 대기하는데 그날은 노동절이어서 대기자가 너무 많았다"며 "점심시간에는 창구 직원 6명 중 병가를 낸 직원 빼고 5명이 교대로 여권 신청서를 접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명 미만일 때만 약자 배려 창구를 운영한 것은 잘못"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최근 만료된 어머니 여권을 다시 발급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직장에 다니는 A씨는 마침 노동절 휴무로 출근하지 않아도 됐고, "잘 됐다" 싶어 따라나선 참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옆에서 부축하지 않으면 혼자서는 제대로 걷지 못하는 지체 장애인이었다.
종합민원실 내 여권 접수창구 앞에서 번호표를 뽑았더니 대기 순번이 100번을 넘었다.
최소 2시간은 기다려야 했다.
A씨는 불편한 오른쪽 다리에 보조기구를 찬 어머니가 걱정됐다.
그 순간 여권 접수창구 6곳 중 한 가운데에 있는 '사회적 약자 배려' 창구가 보였다.
장애인·노약자·임산부 전용 창구라는 별도의 푯말도 붙어 있었다.
A씨는 그 창구에 앉아 있는 직원에게 "엄마가 장애인인데 먼저 좀 여권을 신청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해당 직원은 머뭇머뭇하더니 옆자리에 앉은 다른 직원과 잠시 대화를 나눴고, 이후 "대기자가 10명 미만일 때만 약자 배려 창구를 운영한다"고 답했다.
A씨는 "전체 창구가 6곳인데 대기자가 10명 미만이면 얼마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오히려 민원인이 많을 때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전용 창구를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지만, 답변은 "그래도 안 된다" 였다.
그는 청원경찰에게도 같은 하소연을 하고 부천시청 콜센터에도 민원을 냈지만 결국 그날 약자 배려창구를 이용하지 못했다.
그 사이 A씨 어머니는 불편한 다리를 손으로 주물러가며 등받이도 없는 대기석에 앉아 계속 기다렸고, 2시간 만에 재발급 여권을 손에 쥐었다.
A씨는 11일 "엄마는 누구나 한눈에 봐도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라며 "그날 많이 힘들어하셨다"고 토로했다.
부천시 민원과는 약자 배려 창구를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대기자가 많은 날에 제대로 운영하지 않았다.
확인 결과 실제로 부천시는 그동안 대기자가 10명 미만일 때만 약자 전용 창구를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천시는 최근 A씨 민원을 접수하고 여권팀 직원들을 상대로 약자 배려 창구 운영과 관련한 교육을 다시 했다.
부천시 종합민원실 관계자는 "보통 평일 점심 시간대에는 여권 창구 앞에서 20∼30명이 대기하는데 그날은 노동절이어서 대기자가 너무 많았다"며 "점심시간에는 창구 직원 6명 중 병가를 낸 직원 빼고 5명이 교대로 여권 신청서를 접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명 미만일 때만 약자 배려 창구를 운영한 것은 잘못"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