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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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가 아니라 '두 뇌'다. 최근 출간된 책 <두 뇌, 협력의 뇌과학>은 인간 몸의 사령탑인 두뇌(頭腦)를 '협력'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옛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말이다. 인간들이 어떻게 서로 돕고 상호작용하는지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쉽게 알려준다.

저자 구성부터가 책의 주제를 보여준다. 엄밀하게 말하면 제목은 '세 뇌'다. 세 명이 머리를 맞대고 썼다. 신경과학 분야의 저명한 두 교수 우타 프리스와 크리스 프리스 부부, 그리고 두 사람의 아들이자 논픽션 작가 앨릭스 프리스가 함께 집필했다.

크리스 부부는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명예교수로, 영국 왕립학회 등에 소속돼있다. 두 사람은 인생의 동반자이자 학자로서 6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함께 경력을 쌓았다. ‘자유의지’와 ‘의식’에서부터 ‘자폐증’과 ‘조현병’에 이르기까지 심리학과 신경과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굵직한 연구들을 수행해왔다. 앨릭스 프리스는 어려서부터 "식탁에서 부스러기를 주워먹듯" 부모의 연구를 자연스럽게 접했다고 설명한다.

책은 신경과학의 기초부터 역사, 최신 연구를 아우른다. 신경과학 입문서로 삼을 만하다. 만화로 그려진 그래픽 노블이라는 점도 독서의 문턱을 낮춘다. 개별적 뇌가 아닌, 사회적 상황에서 작동하는 뇌에 관해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흥미롭게 설명한다.

책의 메시지는 명쾌하다. "머리는 하나일 때보다 둘일 때가 더 좋지." 과학책이지만 자연스레 사회·문화의 다양성, 인간 사회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과학 논픽션 베스트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한국어로 옮겼던 정지인 번역가가 이 책의 번역을 맡았다. 부제는 '뇌와 마음, 인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유쾌한 탐구'.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