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시신 110구 수습…실종자는 460명
"'집단 아사' 케냐 사이비 종교 희생자 일부 사인은 질식사"
아프리카 케냐에서 집단으로 굶어죽은 것으로 알려진 사이비 종교 신도 중 일부의 사인은 질식사로 밝혀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케냐의 해안 도시 말린디에서 사이비 종교 '기쁜소식 국제교회' 교주 폴 은텡게 매켄지가 "예수를 만나려면 굶어 죽어야 한다"고 신도들을 종용해 집단 아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수습된 사체는 110구에 이른다.

익명을 요구한 영안실 직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수습된 시신 110구 중 약 50구에 대해 부검이 이뤄졌다.

시신 중 20구는 12세 이하의 어린이였는데, 이 중 절반은 질식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이 직원은 전했다.

케냐 정부 소속 병리학자 조핸슨 오두워 박사는 이날까지 어린이 16명과 성인 19명에 대한 부검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이 중 대부분이 굶어 죽었지만, 4명은 질식사했고 시신 7구는 너무 부패해 사인을 확인할 수 없었다.

어린이 시신 중 한 구는 머리에 상처를 입은 채로 발견됐다.

신도들이 집단으로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 매켄지는 이날 법정에 출두했다.

법원은 경찰 수사가 끝날 때까지 매켄지를 구금할 것을 명령했다.

케냐 검찰은 시신 부검 결과와 생존자·목격자 증언 등을 토대로 "매켄지가 미성년자와 고령자 등 취약한 신도에 대해선 폭력적인 방법으로 굶어 죽을 것을 강요하거나 질식시켜 죽였다"고 밝혔다.

수사관들은 지난주부터 매켄지가 운영한 교회 인근 800에이커(약 323만7천㎡)의 삼림지대에서 수색 작업을 해왔으나 현재는 악천후로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케냐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 종교 관련 실종자가 460명에 달해 시신이 숲속에 더 있을 개연성이 크다.

케냐에서는 기독교인의 비율이 높지만, 최근 사이비 종교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이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