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백스, 다중기전 'GV1001' 연구 성과 공유
젬백스앤카엘은 '제1회 젬백스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국내 60여명의 연구진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거둔 'GV1001'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약물의 개발 방향에 대해 토론했다.

GV1001은 당초 항암 백신으로 개발됐다. 이후 연구 과정에서 나타난 다중기전의 효능을 규명하기 위해 젬백스는 10여년 이상 다양한 병증에서 연구와 함께 전임상 및 임상을 진행해왔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각자 연구를 수행하던 의생명 과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심포지엄은 항섬유화, 뇌·신경, 항암·항염 등 3개 주제로 구성됐다. 항섬유화 세션에서는 GV1001의 선행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중증 난치성질환 치료제 개발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뇌·신경 세션에서는 알츠하이머병 동물실험에서 GV1001의 효능 및 분자기전 연구 결과에 대한 세부 내용이 공개됐다. 항암·항염 세션에서는 GV1001의 본래 기능인 텔로미어 연장 이 외의 작용으로 알려진 세포 보호, 항노화, 항산화 기능을 기반으로 암 난청 황반변성 등 동물모델에서 GV1001의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질환별로 각기 다른 연구자들의 발표가 이어졌지만, GV1001의 약리적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는 일맥상통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항염, 항산화, 미토콘드리아 보호, 세포 사멸 억제 등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안전성에 있어서도 연구 결과가 일치했다고 했다. 다양한 전임상과 임상에서 독성이나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뇌·신경 세션의 좌장을 맡은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의 이재홍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을 위시한 퇴행성뇌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성과가 잘 안 나오고 있다"며 "GV1001의 다중 표적 효과가 새로운 희망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상재 젬백스 대표는 "기초 및 임상 연구를 꾸준히 해 왔지만 아직은 코끼리의 부분부분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며 "GV1001의 전체 윤곽이 드러날 수 있도록 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GV1001은 1132개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인간 텔로머라제의 핵심 부분인 16개 아미노산 서열을 이용해 합성한 펩타이드 신약후보물질이다. 텔로머라제는 세포의 염색체 끝에 위치하는 텔로미어에 작용한다. 텔로미어는 유전자(DNA)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세포가 분열할수록 점점 길이가 짧아져 노화시계로도 불린다. 텔로미어가 다 닳으면 세포는 분열을 멈추고 죽는데, 닳지 않도록 막아주는 효소가 텔로머라제이다.

젬백스는 췌장암 전립선비대증 알츠하이머병 난청 황반변성 등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시장 가치가 높은 알츠하이머병과 진행성핵상마비(PSP) 등 신경퇴행성 질환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