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전세사기·깡통전세피해자전국대책위원회 출범식 모습. 강준완 기자
18일 전세사기·깡통전세피해자전국대책위원회 출범식 모습. 강준완 기자
전국의 전세사기 피해자의 모임인 '전세사기·깡통전세피해자전국대책위원회(전국대책위)'가 18일 출범했다.

인천 미추홀구깡통전세피해시민대책위원회, 깡통전세문제해결을위한시민사회대책위 등 전국의 전세사기 피해자 모임은 18일 오후7시 인천 주안역 남부광장에 모여 전세사기 전국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경매 중단, 정부 주도의 해결, 현실성 있는 금융지원 등을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정부 대책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며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정부가 피해자를 도와주기 위해 지원해 주는 보증금 기준을 올리고 대출액을 확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판단이다.

안상미 미추홀구피해대책위원장은 "기존 전세사기로 재산도 날리고 대출이자도 못 갚고 있는데 아무리 저금리라도, 대출을 또 받는 게 가능한가"라며 되물었다.

미추홀구피해대책위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대책위에 가입한 피해 아파트와 빌라 등 1787세대 가운데 1066세대가 경매·공매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당 주택이 누군가에게 낙찰되면 강제 퇴거의 우려가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뒷순위 세입자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소액의 최우선 변제액만 받을 수 있어 새로운 집으로 이전하기도 쉽지 않다. 최근 인천서 극단적 선택을 한 일부 피해자는 최우선 변제 대상에 포함되지도 못해 낙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은 "부동산 거래 제도 안에서 모든 과정을 믿고 전세 거래를 했다"며 "부동산업소에서는 근저당 있어서 싸게 거래하는 것이며, 경매가 진행되더라도 보증금 전부 받을 수 있다고 속였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 3명이 죽었다. 전세사기는 제도가 잘못되서 발생한 사회적 재난"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피해자를 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에서는 최근 전세사기 피해자 3명이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해 지역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17일 오전 2시 미추홀구 한 주택에서 30대 여성 박모씨(31)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 현장에선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유서가 발견됐다. 앞서 주택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20∼30대 피해자 2명도 숨진 채 발견됐다.

인천=강준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