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100억원대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된 60대 건축업자, 이른바 '건축왕'의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월 17일 미추홀구 아파트에서 A(31·여)씨, 4월 14일 미추홀구 연립주택에서 B(26·남)씨, 2월 28일 미추홀구 빌라에서 C(39·남)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 중 일부는 재계약 때 최대 32%까지 전세금 인상을 허용해 거주 주택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받을 수 있는 최우선변제금에서 피해가 커졌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원할 경우 전세 보증금을 5% 이내로만 올릴 수 있도록 규정하지만, 임대·임차인 간 합의가 있으면 인상률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다.

B씨는 보증금 9천만원 중 3천4백만원만 최우선변제금으로 일부 구제받았지만, A씨와 C씨는 최우선변제금을 받을 수 있는 전세 보증금 기준액을 각각 1천만원, 5백만원 초과해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이들은 사망 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숨지기 전날까지도 회사에 출근할 정도로 열심히 일했지만, 수도 요금을 내지 못해 독촉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도 수도 요금 6만원을 제때 내지 못해 단수 예고장을 받았고, 사망 며칠 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2만원만 보내달라"고 하는 등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는 이들이 당시 가파른 집값 상승으로 갈 곳이 마땅치 않아 어쩔 수 없이 무리한 전세금 인상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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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