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트위터 '올리비아' 계정 영상 캡처
/사진=트위터 '올리비아' 계정 영상 캡처
한국의 '불법 촬영' 문제가 해외까지 소문이 나면서, 한국 여행을 위해 '불법 촬영 탐지기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콘텐츠까지 제작됐다.

지난 11일 올리비아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트위터 계정에 "한국에서 에어비앤비 숙소에 머무를 때, 한국에서 숙박할 때 이 제품으로 숨겨진 카메라를 찾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25초 분량의 동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계정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생활 가전과 여행 제품 등 생활 기기를 소개해 왔다. 해당 영상에서는 불법 촬영 카메라 탐지기를 소개하면서 한국의 숙박업소에서 보일러 온도조절기, 인터폰 카메라는 물론 화분에도 불법 촬영을 위한 카메라가 설치돼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영상 조회수는 55만 건을 돌파했고, 916회 리트윗됐다. 댓글에는 한국의 불법 촬영 실태를 고발하는 기사 링크가 게재되기도 했고, "안전을 위해 여성들은 한국에 오지 마라"는 의견도 달렸다.

지난 4일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22년(~10월) 6년간 경찰청에 신고된 불법 촬영 건수는 총 3만9957건이었다.

2019년 서울시가 여성단체와 함께 만 19~59세 서울시민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조사 대상 중 69%에 해당하는 1031명이 "일상생활에서 불법촬영의 불안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불법 촬영 불안감이 큰 장소는 숙박업소 43%와 공중화장실 36% 순이었다. 또한 응답자 중 61%는 "공중화장실 등에 구멍이 뚫려있는지 확인한다"고 답했고, 44%는 "외부 화장실 등은 가급적 이용하지 않으려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불법촬영과 관련된 검거 통계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찰청통계 연보 자료에 따르면 카메라 등 이용촬영·반포 등의 불법 촬영 범죄 검거율은 88.7%였다. 성매매 위반 검거율 97.9%, 강력범죄 사건 검거율 94.7%와 비교할 때 뒤처지는 수치다.

재범률 역시 높다는 집계 결과가 나왔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검거된 인원은 3만 99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동종 전과가 있는 재범자는 ▲2015년 260명 ▲016년 236명 ▲2017년 349명 ▲2018년 460명 ▲2019년 397명 ▲2020년 371명 등으로 줄어들지 않고 있다.

또한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이 발간한 '2020 성범죄백서'에서도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카메라 등을 이용해 촬영 범죄를 저지른 신상정보 등록대상자 428명 가운데 321명(75%)은 동종 범죄로 신상정보가 재등록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