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표의 중국경제 보기] 시진핑 3기, 中경제 앞에 놓인 만만찮은 과제들
지난 3월 양회 후 시진핑 집권 3기 라인업이 공식 출범했다. 역사적인 서막을 알렸지만 이를 보는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코로나 발생 이후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까지 3년여의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 경제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과 미·중 통상 갈등의 여파로 중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3년 동안 기복이 컸다. 상대적으로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는 호조를 보였다. 2020년 외국 기업의 대중국 투자는 코로나 상황에도 전년 대비 5.7% 늘어난 1493억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도는 1809억달러로 21%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엔 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 지역봉쇄에도 플러스 성장을 거뒀다. 미국 정부의 견제에도 지난해 상반기 미국 기업의 대중국 투자가 크게 늘었다. 제조환경의 변화와 내수시장 확대에 따라 금융, 유통 등 서비스 분야 투자가 늘어난 결과다.

외국인 투자 유치 호조에도 현재 중국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몇 가지 문제점은 뼈아프다. 먼저 대외 수출 부진이다. 중국 경제성장에서 차지하는 수출의 기여도는 투자, 소비와 비교했을 때 가장 낮다. 그렇지만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영향력과 비중을 감안할 때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중국의 상품 수출이 세계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3.1%에서 2020년 14.7%, 2021년 15.1%로 지속 확대되는 추세다. 하지만 2022년 들어 14.4%로 줄어드는 등 수출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올 들어서도 1~2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6.8%나 줄어들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각국의 생산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수출기지로서 중국의 역할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내수소비 회복도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 가구당 초과저축 비중이 여전히 지나치게 높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해 10~12월 시행한 가정수입과 지출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저축 규모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가구 수는 전체의 60%를 넘었다. 올해 2월 가계저축은 지난해 동월 대비 18%나 증가하는 등 늘어나야 할 소비부문의 회복이 지지부진하다. 중국 상업은행의 예금과 대출 차액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 이후 중국 정부는 내심 활발한 보복성 소비를 기대했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지갑 열기를 주저하고 있다.

코로나 기간 생존의 갈림길에 놓였던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정책도 현장에서 엇박자가 나고 있다. 중앙정부는 전체 기업대출 금액 총량을 늘려 ‘돈맥경화’ 현상을 해소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난해 말 이후 10여 개 성에서 기업체가 납부해야 할 최저 사회보장세율을 10% 이상 인상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이는 고정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경영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올해 경제정책의 최우선 방점을 내수 확대에 두고, 이를 위해 ‘내수확대전략 계획 요강(2022~2035)’을 내놓았다. 내수 확대 정책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민간소비 확대와 민간기업의 투자 촉진이다. 코로나 시기 가장 타격이 컸던 요식업, 관광, 문화오락업 등에 대한 지원책과 함께 노후주택 개조, 신에너지차 보급, 양로서비스 등을 통한 소비진작 정책의 적기 추진이 핵심 과제다.

현상에 대한 진단과 문제점에 대한 처방전이 나오면서 중국 경제는 2분기 예열 작업을 거쳐 하반기부터 회복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우리 기업들로선 이 과정에서 파생되는 시장 기회를 적기에 포착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가할 필요가 있다. 실례로 현장에서는 건설투자 확대로 인한 트랙터 수요와 친환경 정책에 따른 대기오염 및 수처리 설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소비재 비중도 상승하고 있다. 최근 열린 베이징 공작기계전시회나 하이난성 소비재박람회는 몰려든 바이어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여러 가지 실물경기 반등과 시장수요 회복의 긍정적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