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8개월여 만에 2500선에 안착했다.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에 힘입어 외국인투자자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주를 매수하고 2차전지주가 강세를 보이면서다. 10일 코스피지수는 0.87% 오른 2512.08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500을 넘긴 것은 지난해 8월 18일 이후 약 8개월 만이다.외국인은 반도체 업황 개선을 기대하며 대규모 매수에 나서 이날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한 지난 7일 6951억원어치 순매수한 데 이어 이날도 7400억원 넘게 매수 우위를 보였다.2차전지주도 반도체와 함께 증시를 밀어올렸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7.85% 올랐다.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각각 2.37%, 5.04% 상승했다. 주요 2차전지주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세액공제를 받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모이면서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0.88% 상승하며 887.78에 마감했다.그동안 증시 상승을 눌러온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점도 증시에 호재가 됐다. 미국의 3월 신규 고용 증가폭이 둔화한 데다 물가 상승세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Fed)이 곧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아졌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를 억누르던 달러 강세, 금리 인상 등의 요인이 사라지면서 증시 전반에 상승 요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지수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다만 1분기 실적 쇼크 등 불안 요인이 남아 있어 단기 급등보다는 점진적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배태웅/박의명 기자 btu104@hankyung.com
▶마켓인사이트 4월 10일 오후 3시57분 삼성그룹의 첫 상장리츠인 ‘삼성FN리츠’가 상장 첫날일 10일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게 영향을 미쳤다. 상장 리츠 23개 가운데 22개가 공모가를 밑돌았다.삼성FN리츠는 이날 479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1.36% 오른 48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 금융계열사의 첫 리츠 상품으로 흥행 기대가 높았지만 공모가 5000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삼성FN리츠는 한화리츠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상장한 리츠다. 수요예측에서 24.8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이 리츠는 서울 강남구 대치타워와 중구 에스원빌딩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대치타워는 삼성생명보험이 전체 면적의 64.8%를 임차하고 있고, 에스원빌딩은 에스원이 100% 임차해 임대수익이 안정적인 편이다. 내년 삼성생명의 잠실빌딩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삼성생명 서초타워, 삼성화재 판교사옥 등을 계속 편입해 대형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연 5.6% 수준의 상대적으로 낮은 목표 배당수익률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안한 전망이 발목을 잡았다. 금리 인상으로 배당수익률과 국채 금리 간 스프레드가 축소돼 투자 매력도가 하락했다는 평가다.국내에 상장된 23개 리츠 중 ‘신한알파리츠’를 제외하면 공모가를 웃도는 상품이 없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리츠 시장에서 반전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 금리가 떨어지면 배당 매력이 커지면서 리츠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