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하 사란 튀르키예투자청 한국지부장이 한국 정부과 국민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지난 2월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도우려는 손길에 대한 인사다.

9일 사란 지부장은 편지를 통해 "옛 튀르키예 속담에 '어두운 날에 늘 좋은 친구가 생긴다'는 말이 있다"며 "가장 어둡고 어려운 시기에 우리를 지지해 준 대한민국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형제의 나라의 진정한 의미를 이렇게나 깊이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8500만 형제를 대신해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소방관, 외교부, 육군, 구조견 4마리를 중심으로 총 118명으로 구성된 대한민국긴급구호대(KDRT) 수색구조팀을 튀르키예에 가장 먼저 파견한 국가 중 하나다. 대한적십사 등 다양한 국제 자선기관과 네이버 해피빈, 카카오투게더 카카오톡 등 다양한 기부 플랫폼을 통해 수십억 원의 기부금이 모금되기도 했다. 주한튀르키예대사관 지진 구호 공식 계좌로 직접 입금된 기부금도 다수 전달됐다

사라 지부장은 "한국의 미디어와 뉴스, 또한 많은 유명인 및 기타 공인들이 캠페인을 홍보하며 지속적인 지원의 손길을 요청했고 그 결과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구호 물자가 너무 많아 인천공항 지정창고가 며칠 만에 꽉 찼다"며 "현재까지 약 1300t이 넘는 구호 물품이 수집됐다"고 했다.

11년째 한국에 거주 중인 사라 지부장의 주변 인물들도 튀르키예를 돕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캐나다에 사는 한국 친구가 오랜만에 연락해 이번 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터키인 아이를 입양하여 친자식처럼 키우겠다고 말했을 때 가장 감동받았다"고 했다.

주한튀르키예대사관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시민들의 응원 메시지들이 도착했고, 롯데월드타워, 코엑스의 대형 LED 스크린, 갤러리아 백화점 등에는 '튀르키예를 위해 기도합니다(PRAY FOR TURKIYE)' 등의 메시지 등이 띄워졌다.

튀르키예 지진 피해는 아직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발생한 튀르키예 지진은 아다나 등을 포함한 10개의 튀르키예 지방을 강타했다. 지금까지 사망자 수는 4만5000여명을 넘어섰고, 부상자 수는 10만 명에 달한다. 지진 피해의 영향을 받은 사람은 약 1400만 명에 달하는데 튀르키예 전체 인구의 15%에 육박하는 규모다. 22만7000개 이상의 건물이 심하게 손상돼 즉시 철거될 예정이다.

튀르키예 재난관리청(AFAD)에 따르면 재난으로 집을 잃은 약 200만 명의 사람들이 텐트나 컨테이너 하우스 등에서 지내게 될 전망이다. 이번 재해가 튀르키예 경제에 미칠 추정 비용은 550억달러에 달한다.

사라 지부장은 "이번 튀르키예 지진은 경제적 영향은 단일 국가 홀로 대응하기에는 너무나도 막대하다"며 "(한국인들의 지원으로) 한국인들이 튀르키예를 얼마나 아끼는지 강하게 느꼈다"고 했다.
사진=주한튀르키예대사관
사진=주한튀르키예대사관
튀르키예 지진 피해를 도울 수 있는 대사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려놓은 계좌로 성금을 보내는 방법이다.

무랏 타메르 주한튀르키예대사에 따르면 성금은 오로지 튀르키예 지진 복구를 위해서만 쓰인다. 타메르 대사는 "지진으로 피해를 본 10개 주에 집을 짓고, 학교를 건설하고 병원을 만드는 데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구호물품 지원은 더 이상 받고 있지 않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