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맏형인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치를 대폭 넘어서는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이 이익으로 본격 반영되면서다. 영업이익만 1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었다.

LG엔솔, 1분기 영업이익 2배 급증
7일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매출이 8조7471억원, 영업이익이 633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01.4%, 영업이익은 144.6% 증가한 규모다. 매출은 최대였던 작년 4분기(8조5375억원)를 웃돌아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LG에너지솔루션이 순수 영업으로 6000억원대 이익을 일궈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2분기 7243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적이 있지만 여기에는 옛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받은 라이선스 대가 합의금과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이 포함됐다. 회사 관계자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사실상 역대 최대 영업이익”이라며 “올해 연간 매출을 전년 대비 25~30% 확대한다는 목표에 다가섰다”고 말했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급증하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있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LG에너지솔루션 주요 제품군의 출하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니켈 등 배터리 핵심 원재료 가격이 올랐음에도 이를 판매가에 연동해 가격 급등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한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납품 계약 때부터 가격 변동 리스크를 완성차업체와 분담하는 ‘원가 전가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전망도 좋다.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과 모듈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에 따른 세액공제 관련 금액이 올해 1분기부터 영업이익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1분기 영업이익에 해당 보조금 1003억원을 포함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16%에 달하는 규모다.

빈난새/배성수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