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쑹허위안 묘지. /사진=연합뉴스
상하이 쑹허위안 묘지.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묘지 가격이 치솟아 집값을 훨씬 웃도는 묘지가 등장했다.

6일 극동신문 등 현지 매체는 상하이 묘지 판매업체 쑹허위안이 지난달 새롭게 조성한 묘역의 ㎡당 평균 분양가는 76만위안(약 1억5000만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는 상하이 도심 집값보다 수 배 비싼 수준이다.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뿐만이 아니라 베이징과 광저우, 선전 등 중국의 4대 도시에서는 집값보다 훨씬 비싼 묘지가 일반화됐다.

선전의 묘지 평균 판매 가격은 ㎡당 14만9000위안(약 2855만원)이며, 호화 묘지인 다펑완 화교묘원은 168만홍콩달러(약 2억8000만원)를 호가한다.

중국은 토지 국유제를 시행하고 있어, 주택과 묘지 매매는 엄밀히 말하면 사용권을 거래하는 것이다.

주택 사용권은 70년이지만, 묘지는 20년만 사용할 수 있고, 재계약을 통해 사용 기간을 20년 더 연장하지 않으면 이장해야 한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묘지의 실제 가격은 주택 가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싼 셈이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해 사망자가 급증하자 베이징 등 대도시의 묘지난이 심화하면서 묘지 가격이 천정부지고 급등했다.

또 부모를 잘 모셔야 후대가 번창한다는 중국인들의 인식과 과시욕이 어우러지면서 묘지값 상승을 부채질했다고 극동신문은 전했다.

특히, 지난 10년간 묘지 가격은 해마다 평균 30%가량 올라 꾸준히 상승했으며, 묘지 판매 업체들은 호황을 누려왔다.

값비싼 묘지를 구매하기 어렵게 되자 아파트에 조상의 유골을 안치하는 '묘지 주택'도 등장했다.

현지 매체 산시법제망에 따르면 상하이 등 대도시 외곽의 외딴 지역에는 사람은 살지 않고 유골만 안치하는 묘지 아파트 단지가 형성됐다.

20년만 사용할 수 있는 묘지를 구매하느니 상대적으로 값싼 주택을 구매해 조상의 유골을 모시는 사당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묘지 아파트는 빛이 들지 않도록 검은색 문과 창문을 하고, 문 앞에 조화 등을 놓는 경우도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