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불꽃 드론' 띄운 파블로항공, 200억 투자 유치 추진 [김종우의 VC 투자노트]
드론 스타트업 파블로항공이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유치)에 나선다. 상장을 앞두고 몸값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이 회사가 상장하면 4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파블로항공은 약 2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이후 약 1년 만의 추가 자금 조달이다. 이 회사는 설립 이후 우리벤처파트너스(옛 다올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LX인터내셔널, BNK벤처투자 등으로부터 누적 17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2018년 문을 연 파블로항공은 드론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경기 가평에 국내 최초로 드론 배송 센터를 열고 편의점 물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으로 빠른 배송이 중요한 신선식품이나 의약품까지 배송 분야를 넓힐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지난해 10월 여의도에서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선 '불꽃 드론' 511대를 띄워 기네스북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파블로항공이 특히 공을 들이는 분야는 스마트 모빌리티 통합 관제 시스템이다. 드론과 UAM을 통합 관제할 수 있는 기술이다. 회사가 '팜넷'으로 이름 붙인 이 기술은 하늘에 떠 있는 UAM이나 드론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보이지 않는 영역이나 LTE 통신이 닿지 않는 곳에서도 위성 등을 이용해 모빌리티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파블로항공은 이 기술을 갖고 국제무인기협회(AUVSI)가 주관하는 전시회에서 2021년과 지난해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UAM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기존 항공 생태계를 도심에 맞게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 빌딩이 많고 복잡한 도시 환경에서 저고도 비행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UAM 기체부터 버티포트(수직 이착륙장), 항공교통관리(ATM) 등의 통제를 아우르는 게 UAM 관제 시스템의 핵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블로항공의 강점은 조종사, 관제사, 정비사 등 업계 종사자들과 협력해 UAM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블로항공은 기업공개(IPO) 준비 절차에 착수했다. 대신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낙점했다. 내년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게 목표다. 상장 주관사 선정 프레젠테이션(PT) 과정에서 일부 증권사는 최대 4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 투자 라운드 때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1200억원이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