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세 필리핀 원주민 타투이스트 황-오드 할머니가 '보그' 역대 최고령 표지 모델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106세 필리핀 원주민 타투이스트 황-오드 할머니가 '보그' 역대 최고령 표지 모델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106세 필리핀 원주민 타투이스트가 패션 잡지 '보그'의 역대 최고령 표지 모델이 됐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필리핀 북부 칼링가주 산간 오지 부스칼란에 사는 아포 황-오드라는 이름의 할머니가 부족 토착의 '바톡' 문신법을 보전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보그 필리핀판 표지를 장식했다고 보도했다.

칼링가족의 전통 문신은 가시와 검댕, 천연염료와 대나무 막대기를 이용해 몸에 그림을 새기는 방식으로, '맘바바톡'이라고도 불린다. 남성 전사들에게는 용맹함을, 여성들에게는 아름다움을 의미한다.

황-오드는 16살 때부터 문신 시술을 시작했고, 한때 바톡의 마지막 계승자로 불리면서 맘바바톡의 대가 끊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최근 증조카들에게 바톡을 가르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5년간 황-오드의 예술적인 문신 기법이 유명해지면서 관광객들이 마을로 몰려드는가 하면, 주변의 많은 젊은이도 바톡에 관심을 보이며 훈련에 나서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보그 필리핀판 편집인인 베아 발데스는 미 CNN 방송 인터뷰에서 "직원들이 만장일치로 황-오드 할머니를 표지 모델로 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녀가 필리핀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대변한다고 봤다"면서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도 진화할 필요가 있으며, 다양한 얼굴과 형상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말하고 싶은 아름다움은 인간애"라고 덧붙였다.

황-오드 할머니는 보그 필리핀판 인터뷰에서 "시력이 허락하는 한 사람들에게 칼링가 문신을 새겨 줄 것"이라면서 "보이지 않을 때가 바톡을 그만두는 때"라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