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이마트 서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2023 랜더스데이’ 행사를 홍보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29일 이마트 서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2023 랜더스데이’ 행사를 홍보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경쟁적으로 초특가 할인에 나선다. 1분기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둔 게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파격 할인을 앞세워 지갑 열기를 망설이는 소비자를 사로잡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그룹은 다음달 1일 통합 프로모션 ‘2023 랜더스데이’를 시작한다고 29일 발표했다. 랜더스데이는 신세계가 프로야구 개막식에 맞춰 진행하는 상반기 최대 규모 할인 행사다. 올해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스타벅스 등 19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올해 랜더스데이의 매출 목표는 5000억원으로 잡았다. 2년 전 매출(1700억원) 대비 세 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그만큼 행사 품목과 물량도 확대했다.

꽉 닫힌 지갑에…유통가 연일 "파격할인"
가장 적극적으로 행사를 준비한 곳은 이마트다. 이마트는 다음달 1~2일 한우 전 품목을 행사 카드 결제 시 40% 할인 판매한다. 신선·가공식품, 생활용품, 가전까지 전 카테고리에 걸쳐 100여 개 상품을 반값에 준비했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은 발베니, 맥캘란, 글렌피딕 등 ‘품절 위스키’라는 별명이 붙은 인기 상품의 물량을 대거 확보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 모바일 앱 접속 시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이마트가 적극적인 할인 공세에 나선 이유는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한 탓에 소비를 줄이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해 실적은 좋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2월 매출 2조6140억원(별도 기준)을 올렸다. 전년(2조6965억원) 대비 3.1% 감소했다.

이마트는 파격 할인 마케팅과 동시에 수익성 개선에도 초점을 맞춘다. 영업이익률 하락을 감수하며 싸게 파는 방식이 아니라 대량 매입과 사전 기획을 통해 매입가를 낮춰 할인 판매를 하면서도 적정 수준 이상의 이익을 거두는 게 목표다. 강희석 이마트 사장은 이날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유통업의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을 동반한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롯데슈퍼와 손잡고 30일부터 한 달간 초특가 할인 행사를 한다. 국내산 돼지갈비를 100g에 990원에 팔고 미국산 LA갈비는 50% 할인해 100g당 1990원에 선보인다. 러시아산 활대게는 100g에 3490원에 판매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SSM GS더프레시도 한우 반값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1일 한우 등심 300g을 정상가의 반값인 1만9800원에 판다. 다음달 4일까지 오렌지와 바나나, 포도 등 수입 과일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사도 연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