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린푸드, 가정간편식 매출 ‘쑥’ … “제품 차별화·MZ고객 확대 효과”
현대그린푸드가 가정간편식(HMR) 매출 호조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과감한 설비투자를 통한 제품 차별화와 건강관리에 관심이 높은 MZ세대 고객 유입이 늘면서 HMR 매출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HMR 매출이 460억원으로 2021년(290억원) 대비 60%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 매출은 전년 대비 120% 신장했고, 지역 맛집의 메뉴를 레스토랑 간편식(RMR)으로 제작한 ‘모두의 맛집’도 제품 출시 첫 해인 작년 매출이 목표 대비 20% 이상 상회했다. 스타셰프와 협업해 출시한 HMR도 두 자릿대 신장률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단체급식 등 B2B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품종 생산 역량에 기반해 제품을 차별화한 게 HMR 매출 성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관리 트렌드가 확산되는 상황에 대응해 다양한 케어푸드를 출시한 것도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그리팅의 경우 현대그린푸드가 B2B사업에서 쌓은 노하우와 식자재 바잉 역량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식재료를 HMR에 담아 품질 경쟁력과 맛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최근 ‘갓생 살기(계획적이고 타인에게 모범이 되도록 살기)’, ‘헬시플레저(먹는 즐거움을 잃지 않으면서 하는 건강관리)’ 등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관리 트렌드가 확산되는 상황에 맞춰 지난해 한 끼에 300kcal 내외 저칼로리면서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뷰티핏’과 27g 이상의 단백질을 포함한 ‘프로틴업’, 열량과 콜레스테롤을 낮춘 비건 식단 ‘베지라이프’ 등의 정기식단을 선보인 것도 주효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초기 고령층과 환자용으로 출시한 그리팅의 이용고객 절반 가량이 30대 이하의 MZ세대였다”며 “품질 경쟁력과 완성도를 높이자 지난해 그리팅몰 이용 고객이 2021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난 20만 명을 기록했고, 그리팅 전체 품목의 객단가 역시 2021년 대비 55%나 늘었다”고 설명했다.

상생형 간편식 브랜드 ‘모두의 맛집’은 지난해 30여 종의 신제품을 선보이며 지역 맛집의 메뉴의 맛과 형태를 그대로 구현해내고 있다.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운영 중인 ‘스마트 푸드센터’의 제조 역량을 십분 활용한 가공법을 적용한 것이다. 스마트 푸드센터는 국내 최초의 맞춤형 다품종 생산시설로, 볶음솥·과열증기오븐·포화증기오븐·소스탱크 등 다양한 규격의 조리 설비를 갖춰, 원조 맛집의 수제 조리과정과 맛을 최대한 유사하게 구현할 수 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모두의 맛집은 재작년말 출시 이후 매달 15% 이상씩 매출이 늘고 있다”며 “특히 대표 제품인 ‘성산포바당 제주 몸국’, ‘성산명가 벚꽃 양념구이’, ‘발산삼계탕’ 등의 재구매율은 70%에 달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HMR 제품 카테고리를 다양화하고 유통망을 확대하는 등 매출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올해 HMR 매출 목표도 지난해보다 45% 증가한 650억원으로 잡았다.

현대그린푸드는 올 상반기 중 단백질 함량은 높이고 솥밥·마라샹궈 등으로 메뉴를 다양화한 그리팅 ‘고단백 식단’ 45종을 새로 선보일 예정이며, 신장질환자를 위한 메디푸드(질환자 치료를 돕는 기능성 식단)도 국내 최초로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메디푸드 라인업 강화를 통해 업계 리더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이달 중 세 번째 ‘모두의 맛집 프로젝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함께 전국 전통시장의 음식점을 대상으로 공모를 받아 ‘모두의 맛집 전통시장편’ 제품을 연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 모두의 맛집이 찌개·전골·파스타 등 식사류에 집중됐다면, 이번엔 전통시장에서 맛볼 수 있는 가벼운 간식류까지 제품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것이다.

유통망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 그동안 ‘그리팅몰’과 현대백화점 식품 전문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홈’에서만 판매했는데, 작년 하반기 쿠팡·컬리·오늘의집 등으로 유통채널을 확대한 데 이어 외부유통채널을 더욱 다양화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말 10%대였던 외부 채널 매출 비중을 올해 25%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해곤 현대그린푸드 전략기획실장(상무)은 “기존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에서 식품 제조 분야로까지 영역을 넓힌 것을 계기로 케어푸드를 비롯한 다양한 협업 상품 등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B2B·B2C 부문에서의 사업 노하우와 시너지를 바탕으로 건강한 식문화를 이끄는 트렌드 리더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