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강남북 간 대중교통 연결이 필요한 주요 거점과 관광 명소에 곤돌라 설치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강남북 간 대중교통 연결이 필요한 주요 거점과 관광 명소에 곤돌라 설치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서울시 제공
서울 서초구 반포동과 용산구 서빙고동을 잇는 잠수교가 차 없는 보행 전용 다리로 탈바꿈한다. 한강 남북단을 잇는 공중 곤돌라도 생긴다. 여의도공원에는 제2 세종문화회관이 건립돼 시민들의 문화와 여가 생활을 지원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 이런 내용을 담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톱5 매력도시’ 도약을 위한 한강수변 개발 청사진이다. 오 시장이 2007년 발표한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2.0 버전으로 4대 전략, 55개 사업으로 구성됐다. 그는 “10여 년 전 한강 르네상스 사업으로 한강의 새 문화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접근이 불편하고 즐길거리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잠재력 큰 한강을 발판 삼아 국제도시로 새로운 도약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 접근성 강화에 초점

 보행 전용 다리로 바뀌는 잠수교
보행 전용 다리로 바뀌는 잠수교
서울시는 ‘자연과 공존하는 한강’을 첫 번째 핵심 전략으로 꼽았다. 한강 개발에 따른 환경 파괴 논란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서울시는 생태경관보전지역 확대, 생태공원 재정비, 자연형 호안복원, 야생생물 서식지 보호사업을 중점 추진한다. 2025년까지 복원 가능한 호안 57.1㎞ 전체를 자연형 호안으로 전환한다. 한강의 노후한 수영장을 자연형 물놀이장으로 바꾸는 계획도 포함됐다.

오 시장은 “한강 르네상스 사업 당시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시민단체가 많았지만 한강의 생태환경은 오히려 좋아져 멸종 위기 야생동물이 돌아오고 수생식물도 늘어났다”며 “한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고,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자연 친화 환경 조성을 위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강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시설도 확충한다. 도시공원에서 한강까지 쾌적하게 걸어갈 수 있는 암사초록길을 조성하고, 재건축 등 한강 주변에서 민간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한강변 입체보행교 설치를 원칙으로 인허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강 배후지역 어디서나 도보 10분 이내 한강공원 접근이 가능하도록 접근시설도 확충한다. 2030년까지 7개 나들목을 신·증설(증설 1개소)하고 리모델링(31개소)도 한다. 수상산책로도 조성한다. 2026년까지 잠수교를 전면 보행교로 바꾸고 영화, 공연 등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도 설치할 예정이다.

수변 개발 위해 대폭 규제 완화

 잠실 자연형 물놀이장
잠실 자연형 물놀이장
강남북을 연결하는 곤돌라와 도심항공교통(UAM)을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에도 나선다. 곤돌라는 잠실과 뚝섬을 잇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UAM 관광 상품은 연내 추진 전략을 마련해 2025년 서비스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링(대관람차), 전망가든 등 서울을 조망할 수 있는 명소를 만든다. 여의도공원에는 2000석 규모의 대공연장을 갖춘 제2 세종문화회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도심의 세종문화회관, 강남 도심의 예술의전당에 이어 영등포 도심에 들어서는 제2 세종문화회관이 새로운 문화 거점이 될 것”이라며 “여의도공원은 단순한 근린공원이 아니라 문화공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변 종합 개발을 위한 규제 완화도 적극 추진한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한강변 핵심 거점에 용적률·건폐율 규제를 대폭 완화한 ‘도시혁신구역’을 적용해 혁신적인 건축 설계를 유도한다. 주거용 건축물의 35층 이하 높이 제한을 해제한 데 이어 한강변 아파트 15층 높이 제한도 폐지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도 구역이나 높이 제한 등 규제를 최소화해 민간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활력 있는 도시공간을 창출하도록 도울 것”이라며 “한강변 주거지는 재건축에 대한 도시계획 지원을 통해 공공성을 강화하고, 리듬감 있는 도시 경관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