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링·곤돌라 등 민간투자사업 다수…이용료에 영향
개발규제 완화 의견 분분…"경관 개선" vs "특혜 우려"
13년만에 돌아온 오세훈표 '한강르네상스'…관건은 수익성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발표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핵심은 한강변에서 찾기 힘들었던 문화여가시설의 확충이다.

크기 180m의 대관람차 '서울링'을 필두로 수상 곤돌라, 항만 시설, 보행교, 산책로 등이 한강 곳곳에 들어선다.

전신인 '한강르네상스'가 한강의 접근성을 높이고 경관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면 시즌 2인 '그레이트 한강'은 문화예술시설을 늘려 한강의 재미와 활력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관건은 재원과 수익성 확보다.

2007년부터 본격 추진된 '한강르네상스'는 한강공원 정비,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 조성, 인공호안 녹화, 생태공원 확충 등의 성과를 냈다.

반면 대표적인 민간투자 시설인 세빛섬(옛 세빛둥둥섬)은 줄곧 적자에 시달렸고, 경인 아라뱃길 사업과 연계한 서울항 조성 사업은 2010년 오 시장의 중도 사퇴로 무산됐다.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에는 2010년까지 총 6천억원에 가까운 돈이 투입됐지만 갑작스레 중단되면서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불거졌다.

'그레이트 한강'은 대부분 민자사업으로 추진해 재정 부담이 작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민간 자본을 끌어들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4천억원가량이 투입될 '서울링'만 해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관람료가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

13년만에 돌아온 오세훈표 '한강르네상스'…관건은 수익성
서울시는 수익성 확보에 자신을 보였다.

오 시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서울링은 인천공항에서 시로 들어오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랜드마크라 많은 관광객이 가봐야겠다고 느낄 것"이라며 "오히려 경쟁이 너무 치열해 선정 과정에서 즐거운 비명을 지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가 한강변 활성화를 위해 15층 높이 제한 등 개발 규제를 푸는 것을 두고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높이 관리가 필요한 곳도 있지만 한강변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다"며 "혼란 없이 잘 관리해서 다양한 높이의 스카이라인을 조성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공익적 관점에서 일반 시민과 어떤 가치를 공유할 것인지가 나오지 않는다면 한강변 고층 아파트 주민들에게 부동산 가치를 올려주고 특혜를 안겨주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3년만에 돌아온 오세훈표 '한강르네상스'…관건은 수익성
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수상 교통을 운영하려면 물을 가둘 수밖에 없고, 인공구조물이 있으면 물고기가 살 수 없다"며 "자연생태계 회복에 역행하는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오세훈표 한강 프로젝트의 지향점은 재미로 가득 찬 도시다.

시에 따르면 서울 도심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1명만 한강을 둘러본다.

한강공원 월별 방문객도 대규모 축제나 시설이 운영되는 4월, 8월, 10월에 집중된다.

'가끔 찾는 한강'을 재미로 가득한 공간으로 만들어 도시 매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시의 목표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이런 취지에 공감한다면서 "도시 경쟁력은 도로·철도 등 기반시설뿐 아니라 서울링이나 곤돌라 등 '재미 요소'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쾌적하고 재미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도시 경쟁력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