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다음달 미국 국빈 방문에는 국내 4대 그룹 총수를 포함한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할 전망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8일 “방미 경제사절단을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에 준하는 형식으로 꾸릴 예정”이라며 “기업들의 참여 수요를 파악하는 등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미국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LG 등 주요 그룹을 중심으로 총수 참석 의향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과거 전례를 고려할 때 10대 그룹 총수 대부분이 동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첫 방미가 이뤄진 2017년 6월에는 10대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 등 52명의 경제사절단이 꾸려졌다.

다만 대통령실은 경제사절단 규모를 UAE 때보다 줄여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바이오 등 첨단산업 위주로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이번 방미는 미국 기업의 국내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UAE에서 사상 최대인 300억달러(약 37조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세일즈 외교’ 성과를 미국에서도 이어가자는 취지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대미 경제 외교는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 보따리’를 푸는 데 치우친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엔 우리가 투자를 적극 유치해 국내 일자리 및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주요 기업 CEO와의 만남도 추진할 예정이다.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현지 대학 방문도 검토되고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