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생·교직원 4년 만에 맨얼굴로 인사 나누며 자유 만끽
"아직 쓰는 게 편해" 교문 앞 안내에도 대부분은 마스크 착용

"잘생긴 얼굴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편하게 숨 쉴 수 있으니 너무 좋아요"
"잘생긴 얼굴 보여줄게요"…노마스크 개학 등굣길 웃음꽃
코로나19 여파로 4년 만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없이 새 학기를 시작한 2일 청주 용암동의 한 초등학교 등굣길에서 만난 5학년 조모 군은 해맑게 농담을 던지며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이 반가웠던지 실내에 들어서자 실내화를 갈아 신는 친구들 사이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그는 "2학년때부터 마스크를 쓰고 수업해 갑갑하고 힘들었는데 이젠 쉬는 시간이나 체육 시간 맘껏 달릴 수 있게 됐다"고 좋아했다.

"잘생긴 얼굴 보여줄게요"…노마스크 개학 등굣길 웃음꽃
같은 학교 6학년 윤모 군은 "엄마는 당분간 교실에서는 마스크를 쓰라고 하셨지만 새 학기가 시작되는 오늘만큼은 맨얼굴로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싶다"며 노마스크의 자유를 즐겼다.

이 학교 정문에서 등굣길 학생과 교직원의 체온을 측정했던 비접촉 체온계도 이날은 보이지 않았다.

급식실 식탁 위에 설치됐던 투명 칸막이도 사라졌다.

마스크를 벗고 출근하는 교사들의 모습도 어렵잖게 볼 수 있었다.

6학년 영어교육을 전담한다는 교사는 "개학 날인데다 1년 동안 만날 제자들에게 선생님 얼굴은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마스크를 벗고 출근했다"며 "대신 내일부터는 감염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를 쓰고 수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잘생긴 얼굴 보여줄게요"…노마스크 개학 등굣길 웃음꽃
그러나 상당수의 학생은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등교했다.

쌀쌀한 기운이 도는 꽃샘추위도 마스크를 꼼꼼히 올려 쓰게 했다.

"불편하면 벗어도 된다"는 선생님들의 안내에도 "쓰는 게 편하다"고 답하는 학생이 많았다.

마스크를 벗고 등교하던 한 학생은 친구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자 부랴부랴 가방에서 마스크를 꺼내 착용하기도 했다.

3학년 김모 군은 "코로나19에 걸려 크게 아파본 경험이 있어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싶지 않다"며 "날씨가 더워질 때까지는 벗지 않겠다"고 말했다.

자녀를 배웅하러 왔다는 한 학부모는 "아직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 애만 벗고 등교하면 실례가 될 것 같아 씌워 보냈다"며 "학교 앞에 와 보니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어 잘한 선택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