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회사가 뒤숭숭"…이성수 대표 "많은 아티스트가 지지·성원"
인수전 속 SM 스타들 복잡한 심경…'하이프 보이' 춤도 손사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 '현 경영진 및 카카오' 대 하이브 구도로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소속 스타들의 속내도 복잡하다.

SM 소속 K팝 스타들은 사안에 관련된 언급을 극도로 절제하는 가운데서도 일부는 현 경영진의 'SM 3.0'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가요계에 따르면 이번 SM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낸 소속 연예인은 베테랑 가수 겸 배우 김민종밖에 없다.

김민종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퇴진이 공식화된 이후인 지난달 5일 SM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이 모든 일들이 SM 가족은 물론 SM 주주들의 장기적인 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배우이자 가수로서 저를 비롯한 SM 아티스트의 활동에는 (이수만) 선생님의 프로듀싱과 감각적 역량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현 경영진을 비판했다.

그는 지난 14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연사로 나선 이수만을 미리 기다렸다가 안내하기도 했다.

이 행사에서는 김민종 외에도 SM 소속 배우 이재룡도 함께해 이수만과의 친분을 드러냈다.

또 1990년대부터 SM 가수들의 히트곡을 다수 만든 간판 작곡가 유영진은 지난달 10일 입장문을 내고 "이수만의 뜻을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SM의 콘텐츠와 매출을 떠받치며 '핑크 블러드'(SM 팬)의 마음을 좌우할 주요 가수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발언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불필요한 설화(舌禍)를 피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성수 SM 공동대표는 지난달 17일 올린 두 번째 유튜브 폭로 영상에서 "많은 아티스트 분들께서 개인적으로 성원과 지지의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현재의 어지러움에 휩싸이지 말고 오직 본인이 추구하는 아티스트로서의 가치, 그리고 여러분을 기다리는 팬만을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가수들도 현 경영진 측에 섰다고 밝힌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가수는 간접적으로나마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샤이니의 키는 컴백 기념 온라인 생방송에서 "난 누구보다 (콘서트를) 하고 싶은 사람인데 회사가 뒤숭숭해서 지금"이라고 말하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소녀시대 태연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영화 '부당거래' 속 한 장면을 올려 주목받았다.

그가 올린 짧은 영상에서는 "다들 열심히들 산다"라는 대사가 담겨 있었다.

태연이 정확히 어떤 취지에서 이 영상을 게재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는 작금의 상황을 빗댄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왔다.

인수전 속 SM 스타들 복잡한 심경…'하이프 보이' 춤도 손사래
레드벨벳의 슬기는 최근 대면 팬 사인회에서 한 팬의 부탁을 정중하게 거절해야만 했다.

한 팬이 걸그룹 뉴진스의 히트곡 '하이프 보이'(Hype Boy) 춤을 부탁했기 때문이다.

뉴진스는 SM 인수를 두고 치열하게 대립 중인 하이브 소속이다.

슬기는 이 같은 요청에 "아시죠? 곤란한 일은 절대 안 만들고 있기 때문에"라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SM 소속 가수들은 이 밖에도 콘서트나 음악 방송 1위 소감으로 과거 가장 먼저 언급하던 '이수만 선생님'을 말하지 않고 있다.

한편, 걸그룹 에스파는 지난달 25∼26일 데뷔 후 처음으로 연 단독 콘서트에서 "컴백을 기대해 달라"고만 언급했을 뿐 신보 발매가 늦어진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들은 당초 지난달 새 앨범을 낼 예정이었지만 이수만이 가사에 '나무심기' 메시지를 넣으라고 지시하는 통에 '공감할 수 없는' 콘텐츠가 나와 발매가 취소됐다고 이성수 SM 공동대표이사가 폭로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에스파 멤버들이 속상해하고 울컥해했다"고도 말했다.

에스파는 콘서트에서 솔로·팀 미발표곡을 11곡이나 선보였다.

이는 전체 세트리스트의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에스파가 당초 콘서트를 앞두고 내려던 신보가 미뤄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에스파의 첫 공연 현장에는 동방신기의 최강창민, 샤이니의 민호, 소녀시대의 태연, 레드벨벳의 슬기·웬디 등 선배 가수들이 대거 객석에서 함께해 힘을 보탰다.

우여곡절을 겪은 막내 그룹을 응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