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보수장 만나 '핵 사용말라' 경고…푸틴, 서방동맹 약화 기대"
美 CIA국장 "푸틴, 서방의 정치적 피로로 전쟁 승리 믿어"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26일(현지시간) 작년 러시아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을 만나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면 "심각한 후과"가 뒤따를 것임을 경고했다고 말했다.

번스 국장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시 내게 요청한 것은 러시아가 어떠한 핵무기라도 사용을 선택하면 심각한 후과가 뒤따를 것임을 나리시킨에게, 또 그를 통해 푸틴(러시아 대통령)에게 명확히 하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나리시킨이 이 이슈의 심각성을 이해했으며, 푸틴 역시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번스 국장과 나리시킨 국장은 작년 11월 튀르키예에서 만나 핵 안보 문제 등을 논의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러 간 최고위급 회동이었다.

하지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큰 잘못"이라고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번스 국장은 나리시킨 국장과의 만남이 "매우 낙담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리시킨은 푸틴의 견해를 반영하는 교만함과 자만심 등 일부 매우 도전적인 태도를 보였었다"며 "푸틴은 그를 위한 시간을 만들 수 있고,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으며, 우리의 유럽 동맹을 약화할 수 있고, 결국 정치적 피로가 시작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결국 미국과 서방의 관심이 다른 이슈로 바뀌어 장기적으로 전쟁에서 이길 기회를 그가 잡을 것으로 본다고 번스 국장은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