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경기서 줄곧 1번…통산 좌·우 투수 상대 타율 차이 없어
[WBC 캠프] 대표팀 '플래툰 타선' 윤곽…이정후 어느 타순서 칠까
다음달 9일 정오 일본 도쿄돔에서 막을 올리는 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B조 1라운드 첫 경기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은 반드시 꺾어야 할 호주를 상대로 어떤 타순을 들고나올까.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 베테랑스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kt wiz를 상대로 한 네 번째 연습 경기를 마친 뒤 "상대 선발 투수의 유형(왼손 또는 오른손)에 따라 다른 타순을 쓰겠다"고 공언했다.

[WBC 캠프] 대표팀 '플래툰 타선' 윤곽…이정후 어느 타순서 칠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합류해야 타선이 완성된다며 타순 언급을 피했던 이 감독이 연습 경기 네 번을 치르고 나서 한 발짝 나아간 답변을 내놓은 셈이다.

왼손 투수라면 최정(SSG 랜더스), 박병호(kt wiz) 두 오른손 거포가 중심 타순에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서서히 타격 감각을 회복하는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클린업 배치 가능성도 있다.

오른손 투수라면 나성범(KIA 타이거즈)과 강백호(kt) 두 좌타 슬러거와 교타자 김현수(LG 트윈스)가 중심에 중용될 확률이 높다.

[WBC 캠프] 대표팀 '플래툰 타선' 윤곽…이정후 어느 타순서 칠까
주목할 선수는 KBO리그 간판타자인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다.

대표팀 소집 후 네 번의 연습 경기에서 타순이 조금씩 바뀌었지만, 이정후는 줄곧 1번을 쳤다.

이 감독은 올 시즌 후 MLB 진출을 염두에 두고 빠른 볼에 대처하고자 스윙을 간결하게 바꾼 이정후가 좀 더 많은 타석에서 적응을 마치도록 1번 타자로 기회를 줬다.

아울러 이정후의 '공격 첨병' 가능성도 시험했다.

이 감독은 "이정후가 1번을 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예견했다.

이정후는 2017년 프로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0.342에 출루율 0.407, 장타율 0.495라는 빼어난 성적을 냈다.

특히 지난해에는 시즌 최다인 홈런 23개를 날려 장타율도 0.575로 끌어올렸다.

[WBC 캠프] 대표팀 '플래툰 타선' 윤곽…이정후 어느 타순서 칠까
키움에서 3번 타순에 가장 많이 섰고, 그다음으로 1번을 자주 맡았다.

통산 우투수 상대 타율(0.346)과 좌투수 상대 타율(0.331)의 차이가 크지 않다.

현수 에드먼이 스위치 히터이지만, 한국 대표팀에는 처음 발탁된 만큼 타선의 전반적인 안정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이정후가 '플래툰 타선'의 톱타자 완장을 찰 수 있다.

국가를 막론하고 최근 추세는 컨디션이 가장 좋은 타자, 가장 강한 타자 순으로 타선을 짜는 게 일반적이다.

대표팀 소집 후 쉬는 날도 없이 새벽부터 방망이를 돌려온 이정후가 새 타격 자세에 완벽하게 적응해 붙박이 1번을 꿰찬다면 중심·하위 타순으로 이어지는 투수별 대응 체계가 더욱 정교해질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