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진에 담긴 이어령의 흔적…1주기 추모 시비 건립
인천시 서구는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별세 1주기를 맞아 '정서진 노을 종소리' 시비를 건립한다고 23일 밝혔다.

서구는 오는 28일 이 전 장관의 유가족 등이 참여한 가운데 정서진 노을 종소리 시비 제막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전 장관은 정서진과는 이곳의 대표 조형물인 '노을종'의 이름을 지은 인연이 있다.

그는 2012년 서구가 가로 21.1m, 높이 13.5m 규모로 종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설치했을 때 작명 의뢰를 받고 '모순과 대립을 감싸고 아우른다'는 뜻을 담아 노을종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이 전 장관은 정서진 노을 종소리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시도 썼다.

'저녁노을이 종소리로 울릴 때/ 나는 비로소 땀이 노동이 되고/ 눈물이 사랑이 되는 비밀을 알았습니다.

// 지금 내 피가 생명의 노을이 되어 땅 끝에 번지면/ 낯선 사람이 친구가 되고 애인이 되고 가족이 됩니다/ 빛과 어둠이 어울려 반음계 높아진 노을종이 울립니다.

'
정서진은 매년 연말이면 수만 명이 찾는 해넘이 명소로, 광화문에서 말을 타고 서쪽으로 달리면 이르는 육지 끝 나루라는 의미다.

강범석 서구청장은 "이 시대 지성을 대표하는 이 전 장관은 정서진의 시작부터 함께했다"며 "1주기를 맞아 정서진에 추모 시비를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