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탄수 수 제한 및 미사일 발사계획 통보 의무 지속 준수"
"미국이 조약 위반…정치적 의지 및 긴장완화 선의 보여라"
러, 푸틴 핵군축조약 중단선언 당일에 "美 성의 보이면 복귀"(종합)
러시아가 21일(현지시간) 미국과의 핵군축조약 참여 중단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선언 뒤 하루도 지나지 않아 미국의 태도에 따라 복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조약에 따른 핵탄두 수 제한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계획 통보 등 의무도 계속 준수하기로 했다.

로이터,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 결정은 뒤집힐 수 있다"며 "미국이 정치적 의지와 긴장 완화를 위한 선의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무부는 또 "우리는 미국이 조약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면서 "미국은 조약 재개를 방해할 수 있는 조처를 삼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외무부는 "러시아는 조약에 따라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계획을 계속해서 미국에 통보할 것"이라며 "핵무기 양적제한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을 통해 "누구도 세계 전략적 균형을 해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선 안 된다"며 "러시아는 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이 새로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미국이 핵실험을 할 경우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이번 결정이 조약 탈퇴가 아닌 참여 중단이라고 밝히고, 프랑스와 영국의 핵무기에 대한 논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매우 유감스럽고 무책임하다"며 "우린 러시아가 실제로 무엇을 할지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세계나 우리와의 (대러시아) 관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상관없이 언제라도 러시아와 전략적 무기 제한에 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0년 체결된 이 협정은 미국과 러시아 양국 핵탄두(1천550개)와 운반체(700개)를 일정 수 이하로 줄이고 쌍방 간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1991년 7월 미국과 옛소련 간에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감축에 합의한 전략무기감축협정(스타트·START)의 맥을 잇는 협정이어서 뉴스타트로 불린다.

협정은 한 차례 연장을 거쳐 2026년 2월까지 유효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추가 연장 협상은 답보 상태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말 협정 이행을 위한 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러시아가 회의 전날 연기를 통보한 뒤 관련 대화가 재개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