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피아노부터 하프까지…악기로 그려낸 클래식 이야기
피아노가 고급 가구였다고?
하프를 사랑한 프랑스 왕비는?
악기를 통해 유럽의 사회, 문화, 경제를 풀어내다
흔히 클래식 음악을 떠올릴 때 세기를 뛰어넘는 명작이나 화려한 무대 위에서 빠른 손놀림을 구사하는 연주자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곤 한다. 더 나아간다 해도 유명 작곡가의 생애를 되뇌는 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클래식 음악이 소리의 예술이란 점에 주목한다면 그 중심에 '악기'가 자리하고 있단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림, 클래식 악기를 그리다>는 바이올린, 피아노, 팀파니, 류트, 플루트, 하프 등 여섯 가지 클래식 악기를 중심으로 유럽의 사회, 문화, 경제를 풀어낸 인문 교양서다. 음색, 구조, 음역, 조율, 연주 방법 등 물리적 측면은 부수적인 영역에 지나지 않는다. 음악학자인 저자는 악기 제작과 개량의 역사, 특정 사건에서의 악기의 역할, 악기를 통해 바라본 사회상 등에 집중한다. 당대 악기 모습이 담긴 50여점의 회화 작품으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덤이다. 그간 잘 다뤄지지 않았던 악기를 주축으로 풍부한 에피소드가 담겨있어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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