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 뺀 시의원 전원 아랍에미리트·스페인 연수길 올라
관광 위주로 일정 짜여…시민단체, '세금 낭비'로 규정하고 반발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황 등으로 서민의 고통이 커진 상황에서 경기 파주시의회 의원들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나 논란이다.

서민들은 등골 휘는데…외유성 해외연수 떠난 파주시의원들
21일 파주시의회에 따르면 의원 14명과 사무국 직원 5명 등 19명은 아랍에미리트와 스페인 연수를 위해 20일 출국했다.

이들은 다음 달 1일 귀국한다.

시의원 15명 중 더불어민주당 최유각 의원만 동행하지 않았다.

이는 의원 전원의 국외 출장을 금지한 시의회 규칙 때문으로 알려졌다.

출장계획서에 나와 있는 의원들의 출장목적은 선진도시의 우수제도와 정책 추진현황 파악을 위한 관련 기관 방문과 현장 탐방을 통해 급변하는 국제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선진의회 구현 및 역량 강화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출장 동기로는 선진도시의 관광 마케팅 전략, 여행코스 개발 등 정책을 벤치마킹해 파주시 대표 관광자원 개발과 활성화 방향을 모색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일정은 대부분 관광 위주로 짜여 있다.

아랍에미리트에서는 두바이 문화시설 탐방과 팜아일랜드 및 주요 관광산업 인프라 시찰이 잡혀 있고, 스페인에서는 바르셀로나 친환경 에너지빌딩, 몬세라트 수도원, 톨레도 대성당, 세비야 마리아 루이사공원, 그라나다 론다 투우장 등을 둘러본다.

마드리드 시의회 방문을 제외한 대부분은 관광이어서 '외유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파주여성민우회, 파주환경운동연합 등 파주지역 10개 시민단체는 해외연수를 비판하는 성명을 낸 데 이어 철회를 촉구하는 1인 피켓시위를 최근까지 벌였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말 일본, 싱가포르 연수 때 받은 비판은 아랑곳하지 않고 또다시 관광 중심의 해외연수를 기획했다는 소식에 참담한 마음"이라며 "세금 낭비가 파주시의원들의 습관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비난했다.

김선희 파주 여성민우회 대표는 "피켓시위 때 만난 많은 시민은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황에 너무 힘들어했는데, 시의회의 해외 연수를 얘기하자 분노와 함께 비난의 목소리가 컸다"면서 "이번 연수가 민생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시의원들이 연수보고서를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런 비난에 대해 이성철 파주시의회 의장(무소속)은 "시의원들과 많이 고민하고, 의견을 모아 연수를 결정했다"며 "이번 연수를 통해 견문을 넓혀 파주의 관광과 접목할 것은 접목하겠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