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등 주요 대기업이 오는 4월 초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방한 기간에 맞춰 대규모 ‘경제 외교’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을 포함한 주요 국내 기업은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내 기업 경영진이 방문한 국가만 75개국으로 집계됐다. 방한 인사 대상 활동까지 더하면 총 104개국 고위 인사를 총 263회 접촉해 엑스포 유치 활동을 홍보했다.

유치 성패를 좌우할 분수령으론 4월 2~7일로 예정된 BIE 실사단의 방한이 꼽힌다. BIE 실사단은 후보국의 유치 역량, 준비 수준, 국민적 관심도 등을 심층 평가해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 보고서는 BIE 회원국 171개국에 공개돼 11월 개최국 투표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주요 기업은 실사단 방한 기간 중 대규모 ‘한국 세일즈’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경제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 고위 경영진이 직접 실사단을 만나 한국 유치의 당위성을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2030년 엑스포의 부산 유치에 정부와 주요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국내 최초의 ‘BIE 등록 엑스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등록 엑스포는 ‘인류의 진보’를 주제로 5년 주기로 열리는 BIE 공인 대규모 국제 행사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꼽힌다. 1993년 대전 엑스포, 2012년 여수 엑스포는 등록 엑스포보다 위상이 한 단계 낮은 ‘인정 엑스포’였다.

엑스포 유치위원회는 부산 엑스포의 경제 파급 효과가 약 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조원 규모인 올림픽, 월드컵의 3배 수준이다. 행사 기간(2030년 5월 1일~10월 31일)엔 매주 각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부산을 방문하게 된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물류 허브’로 도약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17일 방문한 부산 곳곳엔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개최 예정지인 부산 북항 일대 343㎡ 규모 부지엔 오페라하우스, 랜드마크 빌딩 건설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경제계, 지방자치단체가 모두 합심해 BIE 실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행사 유치를 위해선 전 국민의 관심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부산=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