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화학 제공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이 미국 광산업체인 피드몬트리튬(Piedmont Lithium) 지분 7500만달러(약 960억원)어치를 사들인다.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2차전지에 들어가는 리튬 원료인 리튬정광 20만t가량 공급받을 예정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달 24일 피드몬트리튬 지분 5.7%(109만6535주)를 7500만달러에 매입한다. 주당 매입가격은 68.4달러다. 투자자문사는 JP모간과 에버코어가 맡았다. 피드몬트리튬은 현재 미국 나스닥 증시에 상장된 업체로 지난 16일(현지시간) 오전에 LG화학 투자 소식에 4%가량 오른 75달러에 거래 중이다.

피드몬트리튬은 2016년 출범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본사를 둔 리튬 광산 업체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으며 호주증권거래소에도 2차 상장돼 있다. 피드몬트 리튬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에서 리튬 광산 개발 및 리튬 생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캐나다 퀘벡, 가나 케이프코스트에서 개발 중인 리튬 광산 개발 업체에도 지분을 보유 중이다. 테슬라에 고순도 리튬 광물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부터 4년 동안 총 20만t의 리튬정광을 피드몬트리튬으로부터 공급받는 계약도 체결했다. 리튬 약 3만t을 추출할 수 있는 양으로 고성능 전기차 50만대가량에 들어가는 규모다.

피드몬트리튬이 지분 25%를 보유한 캐나다 퀘벡 NAL 광산은, 올해 북미에서 유일하게 상업 생산이 가능한 리튬 광산이다. LG화학은 북미에서 채굴한 리튬을 북미 주요 고객에 공급하는 양극재 생산에 사용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이번에 조달한 리튬 원료를 바탕으로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규제도 우회할 수 있게 됐다. IRA에 따르면 완성차업체들은 내년부터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조달한 광물(리튬 등)을 40% 이상 적용한 배터리를 탑재해야 보조금(대당 7500달러)을 받을 수 있다. 이 비중은 매년 10%포인트 높아져 2027년엔 70%로 늘어난다. 피드몬트리튬을 통해 미국에서 리튬을 조달하면 이 같은 보조금 혜택을 받게 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투자 계약에 따라 미국에서 2차전지 원료를 확보하는 등 IRA 기준을 충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익환/김형규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