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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인터뷰
[마켓PRO]"봇물 터진 주주제안 이유 있다…기관 투자한 종목 주목할 만"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주주제안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시장에선 올해 주주제안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지배구조 개선으로 주가 상승이 일어난 에스엠과 같은 사례가 앞으로 다수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기관투자자가 많이 투자한 종목에 주목할 만 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4~5년 전부터 보낸 주주서한 최근 조금씩 공개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다만 운용업계에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건 2017~2019년 무렵이다. 2017년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 등이 도입했고, 2018년엔 국민연금까지 도입되면서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가 됐다. 도입 초반 기관투자자들은 비공개 주주서한을 활발하게 보냈다고 한다. 처음 도입된 제도로, 한국 증시 밸류에이션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마켓PRO]"봇물 터진 주주제안 이유 있다…기관 투자한 종목 주목할 만"
최근 공개 주주서한이 봇물 터지듯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한 시장 관계자 A는 "당시 펀드매니저들이 비공개 주주서한을 굉장히 많이 보냈었다"면서 "주주서한 발송 이후 기관투자자와 회사 간 비공개 대화가 몇 차례 오가다가 그럼에도 시정이 안될 경우 공개적으로 캠페인을 이어가게 되는데, 2017~2019년 무렵 보냈던 서한이 그런 과정을 통해 최근 공개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기관투자자들의 요구로 인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거나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 정부가 지배구조 개선에 관심을 갖고있는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또 다른 시장관계자 B씨는 "금융당국 관계자들이 지배구조 개선 운동을 하고 있는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하는 입장에선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기관이 대량 보유 중인 종목 주목할 만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기관투자자들이 대량으로 투자 중인 종목에 집중할 만 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 중에서 특히 주주환원이 미진한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종목이다. 해당 종목의 경우 경영진과 기관투자자 간에 이미 비공개 대화가 오가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 C씨는 "주주서한만 몇 백, 몇 천 페이지를 보내고 있는데 되도록 우호적으로 캠페인을 마치고 싶기 때문에 시장에 공개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의 비공개 주주서한을 받은 상장사들이 이후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마켓PRO]"봇물 터진 주주제안 이유 있다…기관 투자한 종목 주목할 만"
최근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시장 분위기 때문에 상장사들 역시 이전과 다르게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분위기라고 귀띔한다. C씨는 "최근 에스엠 등의 사례를 상장사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비공개 서한에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임한다"며 "주주서한을 보낸 종목 중 몇 군데는 머지 않아 주주환원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