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애써 쌓은 마일리지 가치 대폭 삭감…합리적 개선 필요"
원희룡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 동의하기 어려워…고객은 뒷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오는 4월 시행을 앞둔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해 "대한항공이 역대급 실적을 내고도 고객은 뒷전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원 장관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은 고객들이 애써 쌓은 마일리지의 가치를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원 장관은 "국민들에게 항공사 마일리지는 적립은 어렵고 쓸 곳은 없는 소위 '빛 좋은 개살구'"라며 "코로나로 지난 3년간 쓸 엄두조차 못 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공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이번 개편안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마일리지 소지자를 위한 특별기라도 띄우고 싶은 심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일리지 사용 기준에 대한 합리적 검토와 진짜 개선이 필요하다"며 "사용 수요에 부응하는 노선과 좌석도 보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올해 항공기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윤석열 정부는 하늘길 국민 안전부터 불편 사항까지 국민 눈높이에서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지역'에서 '운항 거리'로 바꾸는 스카이패스 제도 개편안을 시행한다.

2019년 말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코로나 사태로 시행을 연기해 오는 4월 시행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국내선 1개와 동북아, 동남아, 서남아, 미주·구주·대양주 등 4개 국제선 지역별로 마일리지를 공제했지만, 앞으로는 운항 거리에 비례해 국내선 1개와 국제선 10개로 기준을 세분화한다.

인천∼뉴욕 구간의 프레스티지석을 보너스 항공권으로 구매하려면 종전에는 편도 6만2천500마일이 필요했지만, 개편안이 시행되면 9만마일이 필요하다.

하와이나 일본 후쿠오카 등 일부 노선에서는 공제 마일리지가 줄어든다.

소비자들은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혜택을 축소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가 운항하지 못하는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마일리지 공제율이 높아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에 대해 "2019년 보너스 항공권 이용 고객 24%만이 장거리 노선을 이용했다"며 "이번 개편안을 통해 중·단거리 공제 마일리지가 다수 인하되면 대다수의 회원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